국제회계기준(IFRS)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중심이 돼 만든 회계 기준이다. 2000년 부실 회계로 파산한 미국 엔론사태를 계기로 주요 국가들이 미국식 회계 기준의 대안으로 잇따라 채택하면서 현재 110여개 국가가 채용하고 있다.

IFRS를 도입하면 기업의 자산 등을 장부가 대신 시가(공정가치)로 평가하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장점이다.

IFRS 방식으로 자산을 재평가할 경우 264개 12월 결산법인의 토지재평가 차액만 22조원이 넘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브랜드 가치 등 무형 자산도 실제 가치로 평가해 넣을 수 있다. 또 연결재무제표가 기업의 '주 재무제표'가 되기 때문에 자회사가 많은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의 실적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조선사와 건설사들은 IFRS 도입으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 대규모 선박과 공사를 수주한 경우 기존에는 작업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매년 적용했지만,앞으로는 완공한 해에 매출을 한꺼번에 잡도록 돼 있어 공사 기간 중엔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또 해외 수주의 경우 달러 가치 변동에 따라 손익이 크게 달라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또 직원들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에 대비해 퇴직급여충당금을 쌓아놓고 있는 기업들은 이 부분이 대규모 부채가 되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트위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위원장은 지난 7월 방한 당시 기자와 만나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선 한국회계기준위원회(KASB)가 문제점을 취합해 보고하면 바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어떻게 보완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