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로비 수사로 확대되나 촉각
安국장 부인 "한상률, 3억 요구"


국세청이 미술품 강매 혐의로 구속된 안원구(49) 국장을 직위 해제하고 징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검찰이 안 국장을 구속한 것을 계기로 직위 해제한 뒤 행정안전부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할 방침이다.

안 국장은 한상률 청장 당시인 올 1월 고위공무원 인사에서 해외파견 대기자로 발령받은 뒤 특별한 보직을 받지 못해 직위해제 시 파견대기자 신분만 잃게 된다.

안 국장은 지난 6월 해외파견을 위한 관문인 영어시험에 합격하고서 미국 파견에 대한 의지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국장에 대한 징계 결정은 중앙징계위원회가 구속 사유를 검토해 이른 시일 내에 내릴 수도 있고 형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은 안 국장이 구속됨에 따라 향후 검찰의 수사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안 국장에 대한 수사가 한상률 전 청장의 `학동마을 그림 로비'로 확대될 가능성은 없는지 정보라인을 가동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 국장은 그림 로비 의혹이 불거진 이후 이 사건의 발설자로 지목돼 대기발령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학동마을 그림은 부인 홍모씨가 운영하는 가인갤러리에 매물로 나왔다.

또 안 국장은 대기발령 이후 국세청이 자신의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수사 과정에서 과거 관행에 대한 폭로 등 국세청에 대한 불만 표출이 있을지도 관심사다.

홍씨는 "국세청이 갤러리 거래처를 협박하거나 감찰팀을 동원해 남편의 사퇴를 수차례 요구했다"며 "거래처 사람에게서 10월 말까지 검찰이 인지수사 형식으로 남편을 수사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홍씨는 또 "한상률 전 청장이 남편이 대구지방청장 시절 차장 자리를 약속하며 3억원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행시) 5기수 선배들을 제치고 차장이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림 로비 사건에 대해서는 "참고인 신분으로 와서 그림을 감정해 달라는 전화를 받은 것 이외에는 아직 이 문제로 조사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김기동 부장검사)는 부인이 운영하는 미술관을 통해 세무조사 대상 기업에 미술품을 고가에 사도록 한 혐의(뇌물수수ㆍ알선수재 등)로 안씨를 구속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