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주근접형 타운하우스''승마 · 요트장까지 갖춘 골프빌리지''궁전풍의 독특한 설계'….

새로운 개념의 타운하우스와 골프빌리지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종전 전원풍 생활에 초점을 맞춘 타운하운스가 수도권 외곽지역에 머물러 있었으나 최근 입지여건이 뛰어난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와 서울 도심권으로 들어오는 추세다. 골프장 부대시설 정도로 여겨졌던 골프빌리지는 골프장은 물론 수영장 승마장 요트장까지 접목해 고급 수요층을 파고들고 있다. 일부 골프빌리지는 기업 영빈관을 표방할 정도다.

여기에 유명 건축가를 설계자로 초빙,타운하우스와 골프빌리지에 '이야기'까지 입히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타운하우스와 골프빌리지가 분양되고 있는 곳은 서울 평창동 및 성북동,용인 기흥,수원 광교,제주 한림 등 20여곳에 이른다. 2005년께 본격 등장한 타운하우스는 높은 분양가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부유층의 세컨드하우스(별장) 정도로 인식돼 수요층이 적었다. 그러나 최근 교통요지에서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한 고급 주택이 선보이면서 일부 타운하우스 등은 예상 밖의 분양성과를 내고 있다.

주택별 안전시스템에다 단지 전체 보안시스템을 더해 아파트와 같은 방범 · 방재시스템을 갖춘 게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직주근접형 택지지구 타운하우스

아파트 일색이던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안에서도 대형 타운하우스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직주근접형 타운하우스인 셈이다. SK건설은 용인 동백지구에서 타운하우스 '동백 아펠바움' 82채(전용면적 192~290㎡)를 분양 중이다. 2007년 42채를 완공했고 이번이 2차 분양이다. 단독형 타운하우스인 아펠바움은 1,2차 사업지가 서로 붙어 있어 124채의 대규모 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목조주택 설계 권위자인 최삼영 가와건축 소장이 설계했다. 주택 전체가 목조로 지어진 게 특징이다. 내년 6월께 개통 예정인 경전철 동백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처음으로 내달 중순 타운하우스를 일반에 선보인다. 특히 '가든-하임'(Garden-Heim)으로 명명된 이 타운하우스 규모는 320여채로 국내 최대다. 가든-하임'은 전용면적 120~146㎡로 용적률이 100%를 밑돌며 조경 면적이 전체 부지의 52%를 차지한다. 호텔 수준의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하고 보안시스템을 크게 강화했다.

사업지가 공공택지개발지구여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가격이 다른 타운하우스보다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분양가는 3.3㎡당 1400만~15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성남 판교신도시,성우종합건설은 고양 일산2지구에서 타운하우스 분양을 준비 중이다.



◆작품성 가미한 설계로 승부

쌍용건설은 서울 평창동에서 건설 중인 타운하우스 '오보에 힐스'에 건축가의 철학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329~496㎡(공급 면적)의 초대형으로 지어지는 오보에힐스는 제주도 포도호텔 설계 등으로 유명한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했다.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수상한 건축가의 '자연과 사람,집의 공존'이라는 건축 철학을 이 주택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오보에힐스는 경사지라는 입지여건을 활용해 조망권을 극대화,히노키 욕조가 마련된 욕실에서도 외부 조망이 가능하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2200만원 선이다. 입주는 내년 4월.

현대건설이 용인 기흥에 지하 1층,지상 6층 37채 규모로 짓고 있는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 설계도 독특하다. 산 경사면을 활용,아래층 지붕이 위층 테라스가 되는 구조다. 특히 123㎡에 달하는 대형 테라스에서는 파티 일광욕 등 웬만한 여가활동도 즐길 수 있다. 주택 디자인은 입면 디자인 부문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홍콩 LWK사가 맡았다. 그리스 신전 양식을 근간으로 해 유럽 궁전 느낌이 나도록 설계됐다. 232~238㎡까지 4개 타입이 있으며 분양가격은 16억~20억원 선이다.

타운하우스 전문업체 더뮤지엄이 용인시 양지면 평창리에 건설 중인 '양지 발트하우스' 3차 12채는 서울 인사동 쌈지길 설계로 유명한 최문규 연세대 교수와 김승회 서울대 교수(건축학과)가 담당했다. 185~320㎡ 주택형에 따라 분양가격은 16억5000만원에서 최고 25억원 선이다.

◆승마 · 요트장까지 갖춘 골프빌리지

서해종합건설은 제주도 제주시와 서귀포 중문 단지의 중간 지점인 한림읍 목장지대에서 골프빌리지 '아덴힐' 91채를 이달부터 분양에 들어갔다. 이 골프빌리지는 일반적으로 골프장 건설 후 주택이 들어서는 것과 달리 골프장 설계 시점부터 함께 기획됐다. 처음부터 기업의 영빈관 개념으로 골프빌리지를 만들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골프회원권도 앞으로 3차에 걸쳐 건설될 300여채의 골프빌리지 회원에게만 주어진다. 기업 등에서 골프빌리지 2개 계좌를 구입해 한 채를 소유할 경우 2장의 기명 골프회원권과 또 다른 2장의 무기명 골프회원권이 주어진다. 단지 안에 입주민만 사용할 수 있는 승마장과 인근 바닷가에 요트장 건설도 계획 중이다. 338~479㎡까지 4개 타입이 있으며 3.3㎥당 분양가격은 2200만~2500만원.

쌍용건설이 용인 기흥 코리아CC에서 짓고 있는 '투스카니힐스'는 이탈리아 투스카니 스타일의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외부 마감재로 흙과 돌 등을 사용하는 투스카니 스타일은 골퍼들이 선호하는 3대 디자인 중 하나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160~409㎡형 91채로 타운하우스형,듀플렉스형,단독형 등 다양한 설계가 적용된다. 분양가는 9억~39억원.

세계적인 골퍼 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CC에서는 포스코 건설이 골프빌리지를 조성한다. 내년 분양 예정이며 골프코스를 타라 2층짜리 단독형 골프빌리지 179채가 건설된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