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진전과 관련, "한국과 미국의 자동차 협상에 문제가 있다면 다시 얘기해 볼 수 있다"며 자동차 재협상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자동차 시장 개방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유럽연합(EU)과의 자동차 협상도 성사시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2007년 체결 이후 양국 국회의 비준을 받지 못해 표류하고 있는 한미 FTA 를 진전시키기 위해 미국 측이 요구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 개방을 추가로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또 "한미 FTA가 양국의 경제에 모두 이익이 되는 것으로 '한국에 유리하고 미국에는 불리하다'는 일부 미국인들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서비스업과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FTA를 반대하고 있지만 전체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는 지난 20여년간 자유무역을 통해 경제가 향상된 만큼 앞으로도 자유무역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가간 무역 불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는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과 미국의 경우 과거에는 무역역조가 있었지만 지금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고 (미국이) 중국, 일본과의 교역에서 기록하는 적자와 비교하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의 FTA 진전을 위해 팀을 구성해 장애가 되는 모든 문제를 논의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FTA 체결과 관련)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엄청난 무역불균형"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과는 무역불균형이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전 아시아 차원에서 보면 큰 문제이고 (FTA를 비준해야 할) 미국 의회가 보기에는 일방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자동차 시장 추가 개방 등 한국 측의 성의표시가 없을 경우 미 의회의 FTA 비준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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