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에서 제작한 2.5MW급 풍력발전 설비 1호기를 미국 씨엘로사에 인도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국내 풍력발전 설비 업계에서 처음으로 수출한 사례라고 삼성중공업은 전했다.

인도된 설비는 직경이 90m에 이르는 풍력발전기 날개 부분(블레이드)과 80m 높이의 기둥, 엔진실 등으로 구성된 육상용 풍력발전기이다.

세계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이 발전기는 내년 1월 미국 텍사스에 설치돼 시운전 등을 거쳐 4월부터 본격 가동되며 텍사스 주립대학 등에 향후 20년 이상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씨엘로사로부터 풍력발전설비 3기를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조립작업장을 갖추고 전력 발생시험 등 각종 성능 점검을 벌인 뒤 2.5MW 용량의 발전기를 완성했다.

2.5MW급 풍력발전기 1기는 94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들어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수출은 지난해 11월 사업에 착수한 지 1년여 만에 제품 개발과 인도를 성사시킨 것으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 제품을 인도해 사업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업계 최초로 지난 5월 미국 휴스턴에 풍력발전 설비 영업지점을 개설한 데 이어 내년에는 미국 포틀랜드에 지점을 열고 2011년에는 독일 지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물류 및 애프터서비스 센터도 2011년에 미국에서 가동해 풍력발전 최대시장인 미국과 유럽을 공략할 방침이다.

실제로 미국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향후 10년간 1천500억 달러, 영국은 17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세계 풍력발전시장 규모는 2015년에 9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 풍력발전 업계에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삼성중공업에 설비를 주문한 씨엘로사는 텍사스주에서 풍력발전 단지를 개발하고 운용하는 전문 회사로, 향후 풍력발전기 20기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어서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발전설비의 성능 측면에서도 기존 미국 제품들에 비해 발전 효율이 10% 이상 높고 내구성이 유지되는 기간이 5년 더 긴 25년이라는 장점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게 삼성중공업의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풍력발전 설비를 옮기는 전용 운반선을 개발하는 작업에도 착수했으며 풍력 에너지로 추진되는 선박, 바다에 떠다니는 풍력발전단지 등을 만드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김징완 부회장은 "올해 남동발전이 주관하는 `영흥 국산풍력 상용화단지' 조성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라며 "조선과 건설 분야에서 쌓은 기술을 활용해 미국 및 유럽의 상위 6개사가 90% 이상을 점유하는 풍력시장에서 조기에 선두업체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삼성중공업 엔지니어들이 풍력발전기 엔진실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