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대출 용도제한 조치와 환율 상승의 여파로 올해 들어 은행권 외화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18일 한국은행이 배포한 `최근 외국환은행의 외화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외화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445억달러로 작년 말보다 60억 달러 감소했다.

외화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집계 기준을 변경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은행권 외화대출은 2006년 160억달러 급증했지만 2007년과 2008년에는 각각 37억달러, 56억달러 증가에 그쳤으며 올해는 감소로 돌아섰다.

한은은 2007년 8월 시행한 외화대출 용도제한 조치의 효과가 점차 나타나는 가운데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 등으로 기업들이 기존 차입금 중에서 만기도래분 일부를 상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화사용 용도의 신규대출을 금지한 영향으로 운전자금이 45억달러 줄어든 반면, 시설자금은 4억달러 감소에 그쳤다.

운전자금은 2007년과 2008년에도 각각 43억달러와 40억달러 줄었으며 지난달 말 현재 잔액이 134억달러로 2006년 말보다 128억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2006년 낮은 환율 등으로 외화대출이 많이 늘었지만 2007년 규제 이후 증가세가 둔화됐으며 올해들어 환율이 오르면서 감소세로 전환됐다"며 "외화대출이 실수요 위주이기 때문에 경기가 급격히 개선되지 않는 한 많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기관별로는 국내은행이 지난달 말 현재 366억달러로 작년 말보다 66억달러 감소했지만 외은지점은 79억달러로 작년 말보다 6억달러 증가했다.

통화별로는 미달러화 대출이 작년 말보다 56억달러 감소한 26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엔화대출은 169억달러로 작년 말보다 5억달러 줄었다.

차주별로는 대기업대출이 40억달러 줄어든 223억달러를, 중소기업 대출이 20억달러 줄어든 222억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