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중국 경제성장 탓..올해는 3% 감소 전망

지난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지구를 온난화시키는 이산화탄소(CO2) 배출이 줄어들기는 커녕 2% 증가했으며 이는 대부분 중국의 고도성장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가 17일 새 연구보고서에서 밝혔다.

지리학 전문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인터넷판에 실린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7년에 비해 6억7천100만t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거의 4분의 3을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 외에 한국, 인도, 러시아, 사우디 아라비아, 브라질, 남아공, 인도네시아, 이란, 폴란드, 멕시코, 캐나다, 네덜란드도 500만t 이상 배출량이 늘어난 국가군에 속했다.

이 연구를 이끈 이스트 앵글리아대학의 코린 르 케르 교수는 "2000년 이래 가스배출 증가분은 거의 전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에 의한 것"이라며 "중국, 인도, 그리고 모든 개도국들의 공동 책임"이라고 말했다.

다만 2000년대 들어 1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 평균 3.6% 증가해온 것에 비하면 지난해 증가율은 둔화된 것이며, 올해는 거의 3% 감소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해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경제활동이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은 3%, 유럽연합(EU)은 거의 1% 배출량이 감소했으나 미국은 여전히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보면 20t(세계 평균 5.3t)으로 세계 1위이고, 나라 전체 배출량으론 3-6위인 인도, 러시아, 일본, 독일을 합친 것보다 많은 세계 2위국이다.

르 케르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는 "지구 온난화를 1.3℃로 억제하기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길과 현재 가고 있는 길 사이에 매우 분명한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982년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 산업부문에서 뿜어낸 이산화탄소는 715.3조t으로, 이는 인류문명이 시작된 이래 1982년 이전까지 만들어낸 이산화탄소 전체량과 맞먹는 것이라고 공동연구자인 ORNL의 그렉 마랜드 연구원은 말했다.

이번 연구에선 또 해양이나 삼림에 흡수되지 않은 채 공중에 남아있는 이산화탄소의 비율이 50년 전 40%에서 최근엔 45%로 올라간 것도 과학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공기 중에 머무는 이산화탄소량이 많을수록 더 온난하게 되고, 온난화할수록 대기중에 남는 이산화탄소량이 많아지는 악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르 케르 교수는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