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투자 크게 늘리고, 고용 힘쓰겠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은 17일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확정한 것과 관련, "그동안의 에너지 절감 활동을 바탕으로 감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날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조석래 전경련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13명이 참석한 회장단 회의를 한 뒤 재계의 온실가스 감축과 투자 확대 의지 등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회장단은 성명에서 "전경련은 주요 기업과 업종을 중심으로 자율실천 계획을 수립해 산업계 차원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며 정부가 확정한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회의에 참석한 뒤 브리핑을 통해 "회장단은 정부의 감축 목표가 도전적이라고 인식하고 있긴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회장단은 특히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제살리기에 앞장서기 위해 내년에는 투자를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투자 확대 의지를 천명했다.

정 부회장은 "근본적으로 내년 세계 경제가 나아지고, 우리도 공장 가동률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신성장 동력 부문에서 배터리 사업과, 신차 개발 등에 투자가 확대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기조에서 투자 확대에 대한 검토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장단은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려면 선진국 수준으로 인적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하고 고용률을 높이는 일에 힘쓰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정부의 세종시 구상과 관련 "회장단 회의에서 관련 논의는 없었지만,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갖출 것이라는 관점에서 정부가 고민해줬으면 하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회장단은 2분기 이후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설비투자와 소비가 증가하는 등 실물 부문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환율 하락,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위험 요인들이 잠재해 출구 전략 시행 등 정책기조를 바꾸는 것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주고 받았다.

한편 회장단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과 한.유럽연합(EU) FTA의 차질없는 비준이 이뤄져 양측 간 교역이 확대될 수 있도록 국회에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또 1년 이상 계류 중인 지주회사규제완화법안이 올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회장단은 미소금융재단 설립을 통한 신 빈곤층 자활 지원사업을 비롯해 국공립 보육시설 건립 지원, 취약 지역 공부방 및 결식아동 후원, 다문화 도서관 건립, 이주 여성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는 조석래, 정몽구, 최태원 회장 외에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허창수 GS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강덕수 STX 회장, 김 윤 삼양사 회장, 류 진 풍산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회장단은 이어 정운찬 국무총리와 만찬을 가지고 경제 현안과 함께 세종시 구상과 관련한 기업의 역할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