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은과 백금 팔라듐 등 다른 귀금속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금값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산업 현장에서 금보다 더 많이 쓰이는 은 백금 팔라듐 등의 가격은 금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주말 종가보다 22.50달러(2%) 오른 온스당 1139.2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장 마감 후 전자거래에서 1144.2달러를 찍으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 강세는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퓨처패스 트레이딩의 프랑크 레시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서 이번 주에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198포인트 떨어진 74.947을 기록했다. 올 들어 달러인덱스는 약 8% 하락했고 금값은 28% 올랐다.

달러 약세는 다른 귀금속의 가격 상승도 부추기고 있다. NYMEX에서 은 12월물은 1.02달러(5.8%) 급등한 온스당 18.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전자거래에서 18.45달러를 찍으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스코티가 모카타의 귀금속 애널리스트인 앤드루 몬타노는 "약 달러와 위험감수 투자성향이 은값을 끌어올렸다"며 "은 가격이 금보다 상대적으로 싸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은의 상승률이 금보다 컸다"고 전했다.

소형 전자제품에 많이 이용되는 은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가격 강세에 힘을 보탰다. 옵션익스프레스의 롭 커자트코스키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3분기 성장률이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면서 전자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금 1월물도 55.90달러(4%) 상승한 온스당 1444.6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자거래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최고가인 1458.20달러까지 치솟았다. 12월 인도분 팔라듐도 온스당 376달러로 주말 종가보다 19.25달러(5.4%) 급등하며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백금의 상승세는 자동차 업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백금의 수요 절반 이상을 자동차 촉매변환기가 차지하는데 달러 약세에 따른 가격 상승은 또다른 버블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BC 캐피털마켓 글로벌 퓨처스의 조지 제로 부회장은 "지금 귀금속 시장은 최근 몇 년 새 가장 강력한 강세장"이라고 평가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