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만 두자릿수 점유율…日추락·中급부상

세계 LCD TV 시장에서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이 높이며 '백가쟁명'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17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3분기 세계 TV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의 LCD TV 시장 점유율은 2분기 16.9%(수량 기준)에서 21.4%로 올라 처음으로 20%대를 돌파했다.

10위 이내에는 TCL(5.4%, 6위), 후나이(4.5%, 9위), 스카이워스(4.3%, 10위) 등 3개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로 시장 지배력이 급속도로 위축됐다.

전체 일본 업체의 점유율은 2분기 35.3에서 올 3분기에는 34.3%로 떨어졌다.

2분기에 비해서는 1% 포인트 떨어진 정도지만 지난해 일본 업체들의 연간 평균 점유율이 40.3%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다.

특히 소니는 올 3분기 8.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007년 2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점유율이 한자릿수로 추락했고, 두 분기 연속 LG전자에 2위 자리를 내주며 3위로 내려앉았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강화, 공급망 관리 등을 강화하면서 소니와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소니가 판매 정체에도 1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전분기 대비 2% 포인트나 점유율이 떨어졌다.

샤프(6.4%, 4위), 도시바(5.8%, 5위), 파나소닉(5.1%, 7위) 등도 TCL과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며 전분기에 이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올초 중국 정부가 가전하향 정책을 시행하면서 LCD TV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업체와 중국 업체는 목표로 삼는 시장이 달라 단순 점유율로 시장 지배력을 비교하기 어렵지만,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는 일본 업체들에도 적지 않은 위협이 되는 게 사실이다.

일본 업체들로서는 삼성전자(18.4%, 1위), LG전자(10.7%, 2위)에 밀리고 중국 업체들에는 바짝 쫓기는 상황이다.

올 3분기 글로벌 TV 업체 중에는 유일하게 삼성전자와 LG전자만 두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시장에서도 각각 7위(점유율 4.5%)와 8위(3.9%)를 기록해 외국 브랜드 중에는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