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한 유일한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한국의 올해 2분기 단위노동비용은 작년 동기 대비 0.5% 감소해 OECD 평균 증가율 3.6%보다 훨씬 낮았으며, 25개 비교대상 국가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작년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2%, 올해 1분기 -1.4%에 이어 감소율이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3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유일한 국가이기도 했다.

국가별로는 2분기에 핀란드의 단위노동비용이 작년 동기보다 10.3% 늘어나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독일(7.8%), 오스트리아(7.3%), 스웨덴(7.2%), 룩셈부르크(6.9%) 등 순이었다.

반면 아일랜드(0.6%), 슬로바키아(2.2%), 미국(2.5%), 일본(2.8%) 등은 증가율이 낮은 국가군에 속했다.

단위노동비용은 상품 한 단위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노동비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단위노동비용의 감소는 상품 생산에 투입되는 노동비용이 줄어드는 것이어서 그만큼 해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 단위노동비용은 명목임금이 줄어들거나 생산성이 높아질 때 감소하는데, 한국의 경우 명목임금 감소폭이 생산성 감소폭보다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떤 의미에서 근로자들의 소득수준은 경제위기 이후 그만큼 더 낮아졌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지식경제부가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제조업의 단위노동비용은 작년 동기보다 0.5% 감소했는데 이는 기업의 감산으로 인해 초과급여와 특별급여가 줄어 시간당 명목임금(-3.2%)이 노동생산성(-2.7%)보다 더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은 그동안 단위노동비용이 꾸준히 상승해 경제위기를 맞아 명목임금 감소 등 일정 부분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내년 이후 경기가 회복돼 임금이 오르면 단위노동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쟁력 유지를 위해 생산성 향상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