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은행은 미국에 내년 2월1일로 끝나는 한 · 미 통화 스와프의 시한 연장을 요청했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주요국의 의견과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검토한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연장 여부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미 FRB가 한은에 한 · 미 통화 스와프에 대한 의견을 구해 왔으며 한은이 통화 스와프 연장을 희망한다는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은과 정부는 최근 외환보유액이 크게 늘어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하지만 안전장치는 있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RB는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져 국제금융시장이 마비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같은 해 10월30일 한국을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 브라질 등 14개 중앙은행과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었다. 당초 종료 시점은 지난 4월30일이었으나 두 차례 연장돼 내년 2월1일로 늦춰졌다.

한은은 지난해 말부터 한 · 미 통화 스와프 계정에서 163억5000만달러까지 꺼내 국내 은행에 빌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3월부터 조금씩 거둬들였으며 외화자금 사정이 뚜렷이 개선되기 시작한 지난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회수,현재 12억5000만달러의 잔액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마저도 다음 달에는 모두 거둬들일 예정이다.

정부와 한은은 이와는 별도로 다자 간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현재는 미국 일본 중국과 1 대 1로 각각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약정을 맺고 있지만 외화유동성 위기 상황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차원에서 주요 20개국(G20) 차원의 통화 스와프 등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종태/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