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식량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자크 디우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이 16일 밝혔다.

디우프 총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인터뷰에서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면 우리는 다시 (식량 문제의) 출발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면서 경기 회복이 식량 가격 상승의 또 다른 기폭제가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지난해 식량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던 ▲농업에 대한 투자 부족 ▲아시아에서의 식량 수요 증가 ▲바이오 연료 제조에 따른 가용 식량 감소 현상 등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여기에 달러 약세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위기의 모든 요인들을 안고 있다"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세계 각국은 또 다른 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디우프 총장은 또 지난 12일 FAO 주최로 열린 세계 식량기업 회의에서 "식량 생산 증대를 위한 과학 기술의 사용을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해 기술이 생산량 증대의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유전자변형식품(GAO)에 대한 FAO의 공식 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유기농법만으로는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우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16~1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유엔 세계 식량정상회의를 앞두고 곡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농산품 중 밀과 쌀 등의 일부 품종은 선진국 농업 종사자들의 생산량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중순 기록한 최고가의 절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빈국에서는 여전히 기록적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또 설탕과 차, 코코아 가격도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식량 가격 상승 문제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