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4천500불 급감..내년에 반등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4년전 수준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년만에 4천500 달러가량이 급감하면서 환란 이후 최고의 감소액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 올해 1인당 국민소득 추락
1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연간 실질 경제성장률은 0% 안팎으로 예상되며 물가는 2.7∼2.9% 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70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올해 명목 국민총소득(GNI)을 계산하면 원화로 1천59조4천941억원, 달러 기준으로 8천342억달러로 예상됐다.

이를 올해 인구 4천875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소득은 2천170만원, 1만7천100달러로 계산됐다.

작년에는 1인당 GNI가 2천120만4천원, 1만9천231달러였다.

따라서 올해 1인당 GNI는 원화기준으로 작년보다 2.5%가량, 달러기준으로 작년보다 11%가량 줄어든다.

1인당 GNI는 ▲2004년 1만5천82달러 ▲2005년 1만7천531달러 ▲2006년 1만9천722달러 ▲ 2007년 2만1천659달러 등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작년에 금융위기로 환란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고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폭으로 줄었다.

민간 연구기관들도 올해 1인당 GNI가 1만7천달러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경영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성장률 0.1%, GDP 디플레이터 1.3%, 환율 1,270원 등으로 계산하면 1인당 GNI는 1만6천달러 후반대 또는 1만7천달러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1인당 GNI는 금융위기로 2년간 무려 4천500달러가량이 줄어들게 됐다.

◇ 내년 2만弗 턱걸이..환율이 변수
내년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연구기관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대체로 4%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GDP 디플레이터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고 대외순수취요소소득 등을 감안해 통계청이 추계한 내년 인구수(4천887만명)로 나누면 1인당 GNI를 예상할 수 있다.

연구기관들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내년 1인당 GNI는 2만 달러를 조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07년(2만1천695달러) 이후 3년 만에 다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진입한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성장률 3.9%, 달러당 평균 1,130원, GDP 디플레이터 2.0% 등을 토대로 내년 1인당 GDP가 2만223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소의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순상품 교역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1인당 GNI도 2만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본다"며 "이는 우리 경제가 정상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올해와 비교해 1인당 GNI가 3천~4천달러 넘게 증가할 것으로 점쳐지는 것은 성장률 회복과 환율 하락 덕이다.

특히 환율의 경우 1인당 GNI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07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938원까지 내려가면서 달러화로 환산한 1인당 GNI가 처음으로 2만달러대에 진입했지만 지난해와 올해에는 환율이 1,200원대로 치솟아 1인당 GNI가 곤두박질쳤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1인당 GNI를 2만300달러로 예상하면서 달러당 평균 1,120원까지 환율이 하락하는 것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경제성장률은 4.2%, GDP 디플레이터는 1.9%를 예상했다.

이 연구소 이근태 연구위원은 "환율에 따라 1인당 GNI가 급변동하는 모습"이라며 "장기적으로 탄탄한 성장률이 뒷받침돼야 국민소득 2만달러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홍정규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