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과 경쟁사인 AMD가 반독점 및 특허권 분쟁을 종식하고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12일 AFP통신에 따르면 AMD는 인텔을 상대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 제기한 반독점 및 특허권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으며 그 대가로 인텔로부터 12억50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인텔은 반도체 시장 비즈니스 관행에 관련된 일련의 규정을 준수하기로 했다. 인텔과 AMD는 양사의 마이크로 프로세서 관련 기술 특허권을 향후 5년간 공유하는 데도 합의했다. 인텔과 AMD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로 양사는 법적 분쟁을 종식하고 신제품 개발과 혁신에 모든 역량을 기울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AMD는 2005년 인텔이 우월한 시장지위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PC업체들의 AMD칩 사용을 방해하는 등 반독점법과 특허법을 위반했다며 인텔을 제소했다.

이번 합의로 인텔은 법적 소송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이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공정거래 당국이 진행 중인 반독점 규정 위반 조사는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EU는 지난 5월 인텔에 대해 14억50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뒤 심사를 계속하고 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고위 관리를 지낸 데이비드 발토 변호사는 "이번 합의로 일부 걸림돌이 해소되긴 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시장의 공정경쟁에 대한 조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