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유통가에선 연말 대목 마케팅전이 뜨겁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 한푼이라도 더 매출을 늘려보려는 것이다. 통상 11월 마지막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세일기간은 소매업체 연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때다.

대형 할인점들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파격적인 미끼 상품을 뿌리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대형 할인점인 타깃(Target).최저 60~80달러를 줘야 하는 토스터와 커피메이커를 단돈 3달러에 판매한다는 광고전단지를 인터넷상에 올렸다. 또 32인치 고화질(HD) LCD(액정표시장치) TV를 246달러에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의류와 장난감 등은 50% 할인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블랙 프라이데이 3일 전까지는 정확한 가격과 수량을 밝힐 수 없다고 하면서도 소비자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데 대해 싫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인터넷에서 흘러다니는 정보에 따르면 타깃은 블랙 프라이데이 오전 5시부터 정오까지 쇼핑하는 고객 중 100달러 이상 구매객에게 10달러짜리 기프트 카드도 제공할 계획이다.

블랙 프라이데이 상품 할인 정보를 제공하는 가타딜닷컴의 브래드 올슨 설립자는 "매장에 일찍 나온 고객들에게 한정 판매하는 것이지만 많은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는 점에서 성공한 마케팅 기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소매판매 체인인 월마트를 비롯 아마존,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업체와 메이시,블루밍데일 등 백화점들도 연말 대목 잡기에 뛰어들었다. 월마트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대부분 점포에서 24시간 영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에는 일부 매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추수감사절 저녁에 문을 닫고 이튿날 일찍 문을 열었다.

아마존은 '원데이 전자제품 세일'을 시작,매일 전자제품을 하나씩 선정해 파격적인 할인가에 판매하고 있다. 미 최대 전자제품 체인점인 베스트바이는 일부 노트북PC와 컴퓨터를 249달러에 판매하는 등 파격 세일에 돌입했다. 메이시백화점은 10월 말부터 잇단 세일 행사를 벌이고 있다. 11일에도 '베테랑스(참전용사) 데이 세일'을 실시했다. 블루밍데일 백화점도 일부 상품을 4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등 고객 확보에 나섰다.

소매업체들이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들어갔지만 소비자들이 여기에 부응해 구매를 늘릴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전미소매협회(NRF)가 소비자 84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말 쇼핑 시즌에 작년보다 3.2% 감소한 평균 682.74달러를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