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여름 홍수 이제 벗어나나" 4대강 첫삽에 기대감
"여기 안 사는 사람은 몰라.봄 가뭄에 시달리고 여름철 물난리에 잠 못자는 우리들이야.정치적이다 뭐다 모르겠고.이제 걱정 없이 발뻗고 자겠네요. "

10일 오전 8시 경남 창녕군 남지읍 시남리에 위치한 '낙동강 살리기 20공구 사업'인 합천보 공사 현장.

이곳에서 만난 김점례씨(70)는 공사현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쪼그리고 앉아 이렇게 말했다. "봄엔 물이 모자라 갈라지는 강바닥만 쳐다봤어.강바닥에 모래가 너무 쌓여서 여름 장마철만 되면 강이 넘칠까 강가를 서성거렸어.보가 설치되면 홍수 걱정 없어 좋지.이미 물고기 보기 힘든데 보가 설치되면 오히려 물고기가 돌아올 거라 생각해."

낙동강 하류에 속하는 경남 창녕과 의령 합천군 일원의 21.21㎞를 관리하기 위해 건설되는 합천보(588m) 가물막이 공사(하천의 물을 막는 공사)는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포크레인과 펌프,불도저 등 장비가 동원돼 진입로에서 나온 모래를 퍼 날랐다.

강 건너편에는 가로막이 공사에 이어 시작될 강바닥 퇴적물 제거용 준설선이 투입 명령만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바로 옆에는 측량사와 모래 채취 때 발생할 수 있는 오염원을 제거하기 위한 방지망 설치작업도 병행됐다. 총 2659억원이 투입되는 공사 현장은 절반은 진척된 듯 보였다.

김재운 SK건설 현장소장은 "오는 22일부터 준설선이 추가로 투입돼 강바닥을 정리하고 내년부터는 200여명의 근로자를 투입해 공정률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핵심인 보(洑) 건설 착공식이 10일 낙동강의 합천보,달성보,구미보,영산강의 승촌보 등 4곳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전국의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경제관련 단체는 대규모 토목사업이 동반되는 이번 사업이 환경정비와 함께 경제활성화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본격 착공을 반기고 있다.
"봄 가뭄·여름 홍수 이제 벗어나나" 4대강 첫삽에 기대감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개발에 따른 환경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고민해야지 단순히 '개발=환경파괴' 공식만 되풀이 할 시점은 아니다"라며 "수변공간 개발을 통한 관광수입,홍수피해 근절,용수확보 등 일대 주민의 생활개선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십년 동안 강바닥이 높아져 여름철이면 홍수 피해와 봄 가뭄에 시달려온 인근 주민들은 4대강 보 설치로 홍수 피해 걱정을 덜고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게 돼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날 역시 가물막이 공사에 들어간 달성보(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하리 낙동강 일대) 인근 상리 주민인 김태복씨(76)는 "조상대대로 낙동강 홍수로 고생을 했는데 달성보가 생기면 논에 물대기도 좋고 수해 피해도 줄어들 것"이라며 "낙동강을 가로질러 논공과 고령군 계진면을 연결하는 인도교도 생긴다니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민주당 및 야당과 환경관련 단체 등은 이번 사업이 졸속으로 이뤄진 예비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바탕으로 한 것인 만큼 수질오염,홍수피해 등 '대규모 환경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즉각 공사중단을 요구했다.

국토해양부는 12일에는 한강 이포보와 여주보,금강과 낙동강,영산강의 나머지 11개 보의 공사를 시작한다. 이어 하천준설 및 정비사업 등 일반공사 1차분도 조만간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16일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4대강 보 건설사업은 총 1조4671억원의 예산을 투입, 2011년 완공 예정이다.

한편 4대강 사업의 공식 착공식은 한강 등 수계별로 17~18일 사이에 진행될 예정이다.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