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치솟으면서 금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은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시점에 따라 수익률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 부담이다. 하지만 최근 금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관련 상품의 투자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다양한 금 투자 상품을 선보인 금융사는 신한은행.이 은행은 2003년부터 '골드리슈 시리즈'를 내놓기 시작해 골드테크 금적립 키즈앤틴즈금적립 달러 · 골드테크통장 등의 상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일정 금액의 돈을 넣으면 은행이 시세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을 사서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예컨대 골드리슈 금 계좌 상품의 경우 0.01g 단위로 금을 사서 통장에 예치해 두고 만기가 됐을 때 금 가격 차이만큼을 수익으로 챙기는 상품이다. 골드리슈 계좌는 최근 1년간 37.32%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10월 한 달 동안 8.29%의 이익을 냈다. 이달 초부터는 국제 금 가격에 연동하는 '세이프 지수연동 예금'도 출시했다. 금값이 정점을 찍은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투자자에게 선택의 폭이 넓은 상품이다.

기업은행도 지난 3일부터 금 가격 연동 '더블찬스 정기예금(ELD)'을 300억원 한도로 내놨다. '상승형'은 만기가격 상승률 40%까지는 최고 연 28%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40%를 초과하면 연 4.0%를 확정 지급한다. '디지털형'은 만기가격 상승률이 5%만 초과하면 연 8.0%의 확정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은 수시 입 · 출금 방식으로 금을 매매할 수 있는 상품이다. 계좌를 개설할 때 금 1g 이상의 가격에 해당하는 돈(원화)을 예치하면 그 다음부터는 0.01g 이상의 단위로 금을 추가 적립할 수 있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의 골드 상품도 수익률이 좋다. 기업은행의 '윈 클래스 골드뱅킹'은 연간 수익률이 30%를 넘고 국민은행의 골드투자통장 역시 연 평균 수익률이 35%에 달한다. 금 관련 상품의 수익률은 금 시세에 달려 있다. 문제는 과연 지금 사도 늦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2005년 온스당 400달러 수준이던 금값이 1000달러를 넘어섰으니 엄청난 수익률을 올렸지만 앞으로도 금값이 더 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당분간 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금씩 시기를 나눠 분할 매입하라고 조언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 같은 현물자산에 대한 투자는 가격이 40% 하락하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크다는 게 위험 요인"이라며 "전체 자산에서 분산 효과를 누릴 만큼 보수적인 차원에서 10~20% 미만 비중으로 투자하거나 가격 변동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립식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금 투자는 국제 금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원화 환율의 변동 방향과 폭도 고려해야 한다. 국제 금 값의 상승폭이 원화 환율 하락 폭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면 과감하게 금 투자에 나서도 된다.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하는 방법도 있다. 장롱 속 달러가 있다면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바로 금을 살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거나 앞으로 일정한 환율에 달러를 팔겠다는 선물환 매도 계약을 맺어 금을 살 때의 환율을 고정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금 계좌는 투자상품인 만큼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금에선 이자가 나오지 않아 이자소득세가 없지만 직접 금에 투자할 경우 거래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금반지나 골드바와 같은 금 실물을 사두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 10%와 금은방이나 은행에서 부과하는 수수료 4~5%를 부담해야 한다. 은행 대여금고에 보관할 때도 수수료가 나간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