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어 LG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도전장
LG전자가 부사장급이 이끄는 스마트폰 전담 사업부를 신설했다. 경쟁업체에 비해 열세에 있는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LG전자의 가세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쟁탈전이 한층 달아오르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 2,3위로 세계 시장의 30% 이상을 장악하고 있지만,스마트폰 분야에서만은 점유율이 4%에도 못미치고 있다. 노키아(39.7%),림(18.8%),애플(12.2%) 등 '빅3'에 한참 밀려나 있다.

◆삼성에 이어 '스마트폰시장 상륙작전'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8일 "지난 1일자로 MC(휴대폰) 사업본부 산하에 SP(스마트폰) 사업부를 신설하고 사업부장과 주요 팀장들을 발령했다"며 "내년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도 최근 전략 스마트폰 '옴니아 패밀리' 5종을 한꺼번에 선보이며 '스마트폰 대중화'를 선언했다. 올해 20여종의 스마트폰을 내놓은 데 이어 내년 중 출시 모델을 2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애플이 연말께 한국에서 아이폰 판매를 시작키로 하는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움직임도 한층 분주해지고 있다.

LG전자가 통신의 빠른 융합추세에 따라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을 더이상 두고 볼 수 없게 된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2억7900만대 수준인 스마트폰 시장이 2012년 4억600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규모는 6% 줄어들었지만 스마트폰은 27%나 늘어났다"며 "스마트폰을 장악하지 못하면 휴대폰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핵심인력을 전진 배치

LG전자는 SP사업부에 휴대폰 분야 핵심 인력을 대거 배치했다. 스마트폰을 향후 휴대폰 사업의 승부처로 판단해서다. 사업부장은 이정준 부사장이 맡았다. 이 부사장은 PC사업부장을 거쳐 지난해 MC 사업본부에 합류,MID(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 등 차세대 통신기기 사업을 담당해왔다.

스마트폰 관련 실무를 담당할 상무급 임원들도 실력파들로 채웠다. SP상품기획팀장을 맡은 박희봉 상무는 2004년 인사에서 40세의 나이에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했다. CDMA 연구소 등을 거쳤다. 신제품 개발을 이끄는 조은숙 연구위원(상무급)은 3세대 WCDMA폰 개발의 주역으로 LG그룹의 두 번째 여성임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SP 사업부는 HA(백색가전) 사업본부 아래에 있는 세탁기,냉장고 사업부,HE(디스플레이) 사업본부 휘하 LCD(액정표시장치),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부 등과 위상이 같다"며 "독자적으로 제품 기획과 생산,판매,마케팅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중 스마트폰 10종 선보여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걸음마 단계다. 국내에서는 마이크로 소프트(MS)의 운영시스템(OS) '윈도 모바일 6.1'을 이용해 만든 '인사이트폰'을 올해 초 내놓은 게 전부다. 글로벌 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도 지난 7월 유럽에서 선보인 'GM730'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제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

LG전자는 '출사표'를 던지는 시기를 다음 달로 예정하고 있다. 연말까지 MS의 새 OS인 '윈도 모바일 6.5'로 구동하는 스마트폰 3종,구글의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 2종 등을 내놓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MS 윈도 모바일 OS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10종 이상 선보일 계획"이라며 "지난 7월 개설한 프로그램 장터,'LG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으로 소프트웨어 부문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안정락 기자 click@hankyung.com

스마트폰='윈도 모바일' 등을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구현,'전화 기능을 갖춘 휴대용 컴퓨터'로 불린다. PC에서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