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끝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차기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윤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G20 회원국에 잠정안임을 전제로 내년도 G20 재무장관회의 주요 의제, 일정 및 운용방안 등 워크 프로그램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이 워크 프로그램에서 내년에는 세계경제 회복세의 공고화를 위한 정책 공조 등 경제 위기 대응 및 위기 이후 세계경제 관리 체제 방향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의제로 내년 중 '지속 가능 균형성장 협력체제' 정착, 대외충격에 취약한 신흥개도국들의 자기보험 유인을 축소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국제공조체제를 마련하는 방안을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개도국들은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또한 최빈개도국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 방안, 출구전략을 포함한 세계경제 회복세의 공고화를 위한 정책 공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국제금융기구 지배구조 개혁과제의 차질없는 마무리, 금융규제 개혁 일정 준수 및 합의 사항 이행 등을 윤 장관은 제의했다.

특히 윤 장관은 내년에 주요 의제로 논의하게 될 '금융위기시 정부 개입에 따른 비용에 대한 금융권 분담 방안'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사례를 발표해 주요국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는 "우리나라가 1997년 외환위기시 금융기관에 투입된 공적자금 157조원 중 회수가 어려운 69조원에 대해 2002년말에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수익자인 금융권이 능력 범위 내에서 최대한 부담하고 나머지는 재정으로 분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분담 기간은 실물 경기에 대한 타격을 우려해 장기로 하되 현 세대에서 완료될 수 있도록 25년(2003~2027년)으로 설정했다"면서 "금융권은 25년간 매년 예금의 0.1%의 특별예금보험료를 내고 재정은 25년간 현재가치로 균등하게 분할 상환토록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 장관은 영국, 독일, 호주, 캐나다 등 주요국 재무장관의 요청으로 양자 재무장관 면담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 국가의 재무장관은 내년도 의장국인 우리나라에 재무장관회의 운용계획 및 주요 의제에 대한 우리측 의견을 물었으며, 최근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 회복 등 놀라운 성과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한편 윤 장관은 내년도 G20 정상회의를 대비해 우리나라의 개발경험과 외환위기 극복사례를 적극 활용해 선제적으로 의제를 개발하고, 선진국과 신흥국의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각국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하고 조정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