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인들 파이팅입니다. "

지난 주말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가 주최하고 지식경제부,중소기업청,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제2회 기업사랑 마라톤대회'에는 200여개 기업 임직원 등 4000여명이 참가,'경제 살리기' 결의를 다졌다. 마라톤 하프코스,10㎞,5㎞ 등 3개 부문으로 진행된 대회에는 일반 시민들도 대거 참가해 '기업 사랑'의 의미를 새겼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차관은 "기업사랑 마라톤대회를 처음으로 열었던 1년 전과 달리 지금은 우리 경제에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며 "더 열심히 달려가자"고 말했다.

◆"세계 1등 해낼 수 있다. "

마라톤 대회 출발을 알리는 구호가 떨어지자마자 상암벌에 함성이 울려퍼졌다.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 악화를 걱정하던 지난해와 달리 참가자들은 한껏 밝은 표정으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기아자동차 마라톤동호회 소속 직원들은 한껏 흥이 올라 있었다. 기아차가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앞둘 정도로 경제위기 속에서 대약진한 데 따른 자신감이 넘쳐났다.

양인규 기아차 마라톤동호회 부회장은 "올해는 기아 타이거즈가 12년 만에 한국 시리즈에서 우승하고 회사도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8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경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효과 외에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이 없었다면 실적 개선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상암벌 가득 채운 '파이팅'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단독으로 3조6000억원 규모의 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GS건설 직원들은 이번 마라톤 대회에 105명이 출전,최다 참가 기록을 세웠다.

박종호 GS건설 검사부 팀장(46)은 "상반기에 수주가 거의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엔지니어들이 밤낮없이 혼신의 힘을 기울인 결과 대형 공사를 따냈다"며 "마라톤을 완주하면 성취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듯 회사 일도 완벽하게 끝내 성취감을 맛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조선 · 해운 회사 직원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새롭게 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서울 지역 사무소 직원 16명 전원과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한 동해해운의 정의도 사장(54)은 "직원들과 함께 뛰면서 어려운 일도 함께 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해운업이 지난 1년간 극도로 부진했지만 최근 들어 지난해의 70% 수준까지 실적 회복을 이뤘다"고 말했다.

동부하이텍 직원 10여명은 이날 '실적 개선'을 외치며 10㎞ 구간을 완주했다. 동부하이텍 인천공장에 근무하는 이모씨(55)는 "오랜 반도체 시장 침체로 회사 경영이 악화돼 최근 들어 농업부문을 매각하기로 했지만 회사가 잘될 것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현예/박민제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