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충무로 신세계 본점 10층 문화홀.구학서 · 정용진 부회장과 이경상 이마트 대표 등 신세계의 핵심 경영진과 임원들이 모두 모였다. 신세계 내부에서 '경영 조언자'로 통하는 정재은 명예회장(70 · 사진)이 1년에 한번 임직원 대상으로 여는 특강을 듣기 위해서다.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다섯째 사위인 정 명예회장은 1980년대 삼성그룹의 대표적 경영인 중 한사람이었다. 삼성전자 · 삼성전관 · 삼성HP 대표 등을 두루 지낸 뒤 1997년 신세계가 삼성에서 분리된 이후에는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부인 이명희 회장(66)과 함께 신세계 경영의 '조언자' 역할을 해왔다.

정 명예회장은 과감한 행동과 발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6년에는 국내 증여세로는 최대 규모인 3500억원의 증여세를 내고 자신의 신세계 지분 7.82%(147만여 주)를 아들 정용진 부회장(41)과 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37)에게 넘겼다. 2007년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선발과정에서는 68세의 나이로 최고령 도전자의 기록을 남겼다. 그해 특강에서는 "국내 물가 수준이 너무 높아 상품 가격의 근원적이고 혁명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며 '가격 혁명'을 주창,당시 이마트가 일반 상품보다 20% 이상 싼 PL(자체상표) 상품을 대거 내놓는 계기가 됐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특강에서 "단순히 품질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키는 품질을 창조하라"며 '품질 혁명'을 주문했다.

박찬영 신세계 홍보 상무는 "품질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품질 혁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