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스위스 대형은행 UBS가 영국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불법 자금거래 혐의로 800만파운드(약 1300만달러·155억원)에 달하는 거액 벌금을 부과받았다.스위스 정부의 고객 비밀주의 원칙 포기로 타격을 입은데 이어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UBS에겐 적지않은 부담이란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영국 금융감독청(FSA)이 최근 UBS 런던지점 직원들이 최소 39명의 고객 계좌에서 불법적인 자금거래를 한 사실을 발견해 UBS에게 800만파운드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벌금 규모는 영국 금융감독당국이 부과한 벌금으론 역대 3위에 해당한다.FSA는 당초 1000만파운드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었으나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겠다”는 UBS측 의사를 받아들여 800만파운드로 줄였다.

UBS는 2006년 1월부터 2007년 12월 사이에 조직내에서 불법적인 외환 및 귀금속 거래가 발생한 사실을 적발하지 못했고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지 못했다.특히 하루에 50여건이 불법 거래되기도 했으며 고객자산에 적잖은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FSA는 설명했다.마거릿 콜 FSA 금융범죄방지국장은 “은행들이 금융거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적합한 시스템과 통제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UBS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FSA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했으며 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밝혔다.

한편 NYT는 거액의 벌금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UBS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UBS는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지난 3분기에 5억520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