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34.7%로 한국 0.9%p 차이로 앞서

중국 조선업이 수주잔량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앞섰다.

6일 국제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월 초 현재 중국의 수주잔량은 5천496만2천18 CGT(점유율 34.7%)로 5천362만6천578 CGT(33.8%)를 기록한 한국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수주잔량은 전체 수주량에서 이미 건조가 완성돼 인도한 물량을 제외한 것으로, 조선업체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이 돼 왔다.

한국 조선업은 수주잔량에서 2000년 2월 일본을 추월한 이후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세계 1위를 지켜왔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계가 수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이 중국은 저가 상선의 수주가 줄을 이었다"면서 "한국 업계에 LNG선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의 발주가 쏟아지지 않는 한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수주잔량이 한국을 추월한 것은 중국 내 해운사의 발주 물량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 1차 원인이다.

게다가 중국보다 앞선 건조 시스템을 가진 한국 조선업계의 건조 시기가 중국보다 빠른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실제로 10월 말까지 인도물량에서는 한국이 1천281만 CGT로 중국(879만 CGT)을 크게 앞서고 있다.

연간 신규 수주 부문에서는 중국이 10월에 23만3천265 CGT(점유율 45.6%)를 수주, 21만4천825 CGT(42.0%)를 수주한 한국에 앞서면서 누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중국은 올해 들어 10월 말 현재 270만 CGT로 점유율 52.3%를 한국은 164만 CGT로 31.8%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척수 기준으로도 한국은 올해 56척을 수주했으나 중국은 142척으로 전 세계 발주량(264척)의 절반 이상을 휩쓸고 있다.

업계는 올해 남은 기간 한국 조선업체가 수주할 물량은 STX와 대우조선해양의 브라질 벌크선 등 얼마 되지 않는 만큼 결국 연말 수주잔량과 신규 수주량에서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