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09' 마지막날인 5일 세션별 주제발표와 특별강연에 나선 전문가들은 인재를 통해 국가와 기업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 경기 침체의 파고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룩하려면 인재 선발과 관리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게 연사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었다.



① 인재를 '낚시'하지 말고 '재배'하라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는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시장에서 적기에 얻기 위해서는 대학과 연계해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며 '인재 낚시'의 대안으로 '인재 재배'를 제시했다. 그는 "한국 암웨이는 건강식품 개발을 위한 생명과학 분야 인력 확보를 위해 이화여대와 협력하고 있다"며 "산학협력과정 졸업생들을 실제 암웨이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해 능력을 테스트한 후 직원으로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② '내비게이션형 인재'를 찾아라

김영길 한동대 총장은 "내비게이션은 거시적인 화면과 미시적인 화면을 반복해 보여주면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다"며 "미래의 인재는 이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문제를 종합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거시적인 시각과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미시적인 지식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③'페이스북'과 '싸이월드'로 인재를 관리하라

캐리 윌리어드 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은 페이스북이나 싸이월드와 같은 '소셜웹'을 활용해 인재를 키울 것을 기업에 제안했다. 그는 "국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정보의 양도 2년마다 두 배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소셜웹 없이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직원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④ 평범한 인재 관리에 신경써라

리우 청롱 랑세스 글로벌 HR총괄 수석부사장은 "평범한 건 잘못된 게 아니다"며 "엘리트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평범한 인재를 관리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기본 동력은 엘리트가 아닌 보통 인재"라며 "'최고 중의 최고'만 뽑으려는 엘리트 중심적 접근에만 치중하면 기업의 기본적인 업무 역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⑤ '숙성'과정 없이는 A급 인재 못키운다

피트 샌본 휴잇어소시어츠 글로벌총괄 파트너는 인재개발의 핵심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2년씩 너무 짧은 기간에 순환보직으로 일을 시키면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없다"며 "인재개발을 위해 충분한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직원들이 잠재력을 펼칠 수 있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⑥ 창의적 인재를 원하면 '인재상'부터 버려라

김희집 액센츄어 코리아 대표는 "한국에서 성장한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서 인재를 뽑을 때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기존 인재상에 맞춰 해외 인재를 찾는 것"이라며 "다양성을 포용할 수 없는 기업은 지금의 위치에서 더 발전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액센츄어 필리핀은 동성연애자 커뮤니티를 운영한다"며 "다양한 이해 집단의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동성연애자들을 핵심 인력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⑦ 외부 인재들과 협력하라

크리스 웨인라이트 예술협회유럽연맹 회장은 "외부 인재들과의 협력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알리기 위해 예술가들을 동원한 '케이프 페어웰'을 예로 들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이산화탄소 1t 분량을 표현하는 헬륨풍선구조물을 하늘에 띄우는 방법을 통해,사람들이 1년에 1인당 이 구조물 10개 분량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⑧ 실업 문제는 '처방' 아닌 '예방'을 통해 해결하라

존 맥카시 프랑스 국제경력개발 및 공공정책센터장은 "세계 각국이 고용 촉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부분이 사후처방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근로자가 실업에 대한 위험을 느꼈을 때 다음 직장으로 옮길 수 있도록 정보수집능력을 키워주고 직업 훈련도 시켜야 한다"며 "국민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평생 교육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⑨ 국가차원 진로지도 구축하라

멜린다 맥카렌 오클라호마주립대 직업교육 연구소 소장은 "각 직종마다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진로 지도'를 구축해놓을 필요가 있다"며 "실제 미국에서는 2만여개의 직종을 9개의 직업군으로 나눈 '커리어 클러스터'를 만들고 이에 맞는 스킬맵을 해마다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⑩ 미래 직업 겨냥한 교육시스템 만들라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는 "각국 정부가 사라지고 있는 일자리가 아니라 새로 생길 일자리를 위한 창조적인 교육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대표는 "미래에 생길 직업을 미리 알아맞추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어떤 역량이 요구될지는 가늠할 수 있다"며 "시간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역량,원활한 의사 소통 기술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