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독점해오던 냉장고용 진공단열재가 국산화됐다.

국내 최대 건축자재기업인 LG하우시스(대표 한명호)는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첨단 진공단열재(V-Panel)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

진공단열재는 가스 투과율이 낮은 외피재와 진공상태인 내부재로 구성돼 열 차단효과가 매우 우수하다. 내부에는 유리섬유 형태의 글라스울을 적용했고,외부에는 고분자 단열소재인 적층필름을 입혔다. 폴리우레탄이나 스티로폼 등 기존 단열재보다 8배 이상 단열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은 2.5배 정도 비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하우시스가 진공단열재 국산화에 나선 것은 세계적으로 에너지 절감 등 관련 제품에 대한 규격이 강화되고 있는 데다 주택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데 따른 것.이에 따라 2008년 10월부터 30억여원을 투입,연구한 끝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황승석 연구개발팀 부장은 "산소나 수분 차단 등 품질과 성능면에서 일본 제품보다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하다"며 "10년 이상 사용한 정도의 가혹한 조건을 설정해 일본 제품과 비교 테스트한 결과 단열 성능이 20~30% 정도 우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개발한 진공단열재는 두께가 8~10㎜로 일본 제품과 같다.

냉장고용 진공단열재는 지금까지 파나소닉 히타치 등 일본이 세계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진공단열재 국내시장 규모는 올해 180억원,글로벌시장은 6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진공단열재를 에너지 효율 향상이 강조되는 냉장고에 우선 적용하는 한편 건물벽이나 도어 등 건축용을 비롯 냉동차량,자판기 등 산업용까지 용도를 확대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냉장고용 진공단열재는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인증해주는 미국 '에너지스타',유럽 에너지효율 최고등급인 'A+'를 받기 위해 반드시 채택돼야 하는 핵심소재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을 냉장고의 4개면에 적용할 경우 냉각효율이 개선돼 소비전력을 20% 정도 줄이고 외벽도 얇게 할 수 있어 용적률을 30%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냉장고의 경우 수출용 이외에는 통상 50㎜ 두께의 폴리우레탄 단열재를 사용하고 있어 이 진공단열재를 함께 쓰면 냉장고 외벽 두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진공단열재의 성능 평가가 끝나고 LG전자의 수출용 냉장고 테스트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내년부터 수출용 모델부터 본격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 연구동의 주택 1세대에도 진공단열재로 시공,테스트 중이다.

배동호 소재부품사업부 상무는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단열재인 이 제품의 용도 확대에 초점을 맞춰 2013년까지 1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며 "건물 외벽에 진공단열재를 적용할 경우 약 10%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해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홈 정책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