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제통화기금(IMF) 주요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IMF가 62개 주요 회원국의 8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말 2017억4100만달러였던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7개월만에 무려 437억1800만달러나 늘어난 2454억590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세계최대 외환보유액 국가인 중국과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은 제외됐다.

한국은 세계 금융위기 발생 후 지난해 11월말 외환보유액이 2005억달러까지 떨어지며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렸으나 올해 연말까지 27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역대 최고치를 갱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에 이어 올해 8월까지 외환보유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는 홍콩으로 415억6200만달러가 증가했으며 ▲스위스 339억5200만달러 ▲덴마크 335억4500만달러 ▲일본 313억82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브라질(276억3200만달러)과 영국(239억3600만달러), 독일(236억4000만달러) 등도 20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이어 스웨덴(165억6500만달러), 호주(157억7900만달러), 이스라엘·이탈리아(각 121억7800만달러), 헝가리(118억1900만달러), 캐나다(108억4200만달러)도 1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노르웨이(-31억8700만달러)와 아르헨티나(-3000만달러)는 같은기간동안 외환보유액이 오히려 감소했다.

현재 한국의 10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2641억90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와 달러약세에 따른 유로화 등 다른 기축통화의 달러 환산액 증가 등으로 인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IMF가 아시아지역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세계 경제위기 방지책으로 외환보유액 확충을 주문했다는 점에서 이런 외화보유액 급증은 한국이 세계 금융위기를 가장 잘 대처해 나가는 국가로 평가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외환보유액이 급증한 것은 경상수지 대규모 흑자와 경기 회복에 따른 외화 유동성 회수에 따른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연말에 2700억달러까지 외환보유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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