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이화학 미쓰비시화학 이데미쓰고산 후지오일 등 일본의 4대 석유화학회사 관계자들이 지난 주말 충남 대산단지 내 현대오일뱅크 공장을 방문했다. 이 회사와 석유화학업체인 삼성토탈 · LG화학 · 호남석유화학이 공동배관을 설치,나프타 등 원료를 공유하고 원가를 절감하고 있는 상생 협력사업을 견학하기 위해서였다.

대산단지 입주 업체 간 '컬래버노믹스(Collaboration+Economics · 상생경제학)'가 일본 석유화학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까지 주목받고 있다. 2006년부터 본격화한 대산단지 내 협력사업은 지금까지 총 8개에 이르며,그 중에서도 수소 공급사업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정제를 위한 탈황시설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수소를 단지 내 3개 석유화학 공장에서 공급받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직접 수소를 생산하는 데는 t당 350만원이 들어가지만 석유화학회사들은 생산단가가 220만~250만원에 불과,공장을 가동하고 남는 수소를 파는 게 양쪽에 다 이익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전체 수소 사용량의 30%를 3개 회사로부터 받아 연간 200억원의 비용을 줄이고 있다.

삼성토탈 등 3개 화학회사는 부산물로 나오는 메탄가스를 현대오일뱅크의 수소공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협력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일본 업계가 석유화학단지 고도화 방안으로 대산단지 모델에 주목하고 있다"며 "울산 · 여수 등 국내의 다른 화학단지로도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산=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