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가 향후 5년 내 국내 카드업계 3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이를 위해 통신 유통 등 타 업종과의 제휴를 추진하고,전 가맹점에서 캐시백(현금 환급)이 되는 신상품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카드사업본부에서 분리하는 하나카드는 2일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공식 출범한다.

이강태 하나카드 사장(사진)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나카드를 하나금융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키우겠다"며 "2014년까지 회원 수 1000만명의 업계 3위 회사로 도약하는 게 중기 목표"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하나카드의 전략을 평소 취미인 등산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산에 오를 때 앞서 가는 사람을 한 명씩만 따라잡겠다는 생각으로 걸으면 힘든 줄 모르고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며 "업계 8위인 하나카드는 우선 7위를 따라잡은 다음 6위,5위,4위를 순서대로 제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매일 더블캐쉬백 카드'와 '하나 내맘대로 카드'를 출범 초기의 주력 상품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매일 더블캐쉬백 카드'는 하나카드가 출범과 동시에 출시한 신상품으로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이용금액 2만원당 200원이 결제계좌로 입금되는 상품이다. '하나 내맘대로 카드'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할인 업종을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개인 맞춤형 카드가 늘어나는 업계 흐름을 반영한 상품이란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통신사나 유통업체와의 제휴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업종 간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기존 카드사와 차별화된 신개념의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SK텔레콤과의 자본제휴 건에 대해서는 본인이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하나금융은 하나카드 출범 후에도 SK텔레콤과 합작카드사 설립을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양측은 현재 하나카드 지분 인수 규모와 가격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하나카드 출범이 카드사 간 과당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회원 수부터 늘리고 보자는 식의 물량 공세는 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원 가입 신청자 중 30%가 신용도 심사에서 탈락할 정도로 카드사의 리스크 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 신용카드 대란과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타 카드사 출신 경력직원을 지속적으로 충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사장은 1953년 전북 전주 출신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LG유통 정보서비스본부장,삼성테스코 부사장 등을 지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