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해운회사인 클라우스 페더 오펜사가 자금난에 빠지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이 회사가 국내 조선사에 발주한 선박은 총 44척으로 파악되고 있다.

30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용선 해운사인 클라우스 페더 오펜사는 최근 독일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이를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스 페더 오펜사가 요청한 금액은 독일 정부의 승인 한계치인 1억5000만유로(약 2억2270만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라우스 페더 오펜사는 자국 내 선박금융사인 KG펀드와 함께 신규 선박을 도입하기 위해 대규모 발주를 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KG펀드 역시 자금난으로 지원이 불가능한 처지다. 이 회사가 발주한 물량은 현대중공업 7척,삼성중공업 5척,대우조선해양 24척,대우조선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 8척 등이다.

클라우스 페더 오펜사에 앞서 이미 세계 5위 컨테이너 선사인 독일 페더 될레 쉬파르츠사도 정부에 구제 금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6위 업체인 독일 하파그 로이드사 역시 정부의 대출보증을 확보했으며 대만 TMT사도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말 프랑스 CMA-CGM이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을 고려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글로벌 선사들의 동시다발적 자금난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무더기 발주 취소나 대금 미지급 등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수주 취소나 인도 연기 요청을 받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선수금과 중도금을 받았고 정부에 신청한 구제금융이 받아들여진다면 조선업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계의 위기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일부 인도 연기나 취소 요청이 들어온다면 어느정도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