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내달 1일 이라크 대형 유전 개발 계약에 앞서 가서명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주 이라크 한국대사관이 29일 밝혔다.

대사관에 따르면 가스공사를 비롯해 이탈리아 에니(ENI), 미국 옥시덴털, 이라크 남부석유회사(SOC)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내달 1일 이라크 석유부와 남부 쥬바이르 유전 개발 계약을 위한 가서명을 체결할 예정이다.

본계약은 이라크 내각 승인 절차를 거친 뒤 이뤄지게 된다.

가스공사의 컨소시엄 내 지분은 20%이나 최종 계약단계에서 변경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니 컨소시엄은 지난 6월 이라크 정부가 석유산업 국유화 이후 30여년 만에 실시한 1차 국제입찰에 응찰했지만 계약 조건을 검토한 결과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사업을 포기했다.

그러나 이라크 석유부가 개별 협상을 통해 유전 개발에 따른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하는 등 새로운 계약 조건을 제시, 결국 지난 13일 에니 컨소시엄이 쥬바이르 유전을 개발키로 하는데 합의했다.

주 이라크 한국대사관은 이 과정에서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비롯, 석유부 장관, 외무장관, 의회 천연가스위원장 등 이라크 정.관계 고위 인사들과 수시로 면담을 가지며 한국 기업의 유전 개발 참여를 요청했다.

쥬바이르 유전은 이라크 정부가 잔존 매장량을 37억 배럴로 평가하고 있으나 에니 컨소시엄은 자료 분석 결과 매장량이 최대 66억 배럴 이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곳이다.

이 유전에서는 현재 하루 19만5천 배럴의 원유가 생산되고 있으며 가스공사와 에니 측은 이 유전에 생산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7년 이내에 하루 최대 112만5천 배럴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쥬바이르 유전은 세계 최대 유전지대인 이라크 남부 바스라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대규모 광구에 본격 참여하는 첫 사례가 된다.

가스공사는 이번 1차 입찰에 이어 오는 12월 11∼12일 10개 유전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2차 입찰에도 참여, 이라크 남부지역 유전의 추가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하태윤 주 이라크 대사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라크 유전 개발 초기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대사관이 보유하고 있는 이라크 내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 관련 정보를 가스공사에 수시로 제공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