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최고급 세단으로는 리무진이 첫 손에 꼽힌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의 '에쿠스 리무진'과 쌍용자동차의 '체어맨W 리무진'이 대표적이다. 두 차량은 최근 신형 모델로 나란히 교체돼 최고급 세단시장에서도 맞대결 채비를 갖췄다. 최고급차를 선호하는 소비층뿐만 아니라 자동차 애호가들도 과연 국산 최고급 리무진의 성능이 어떨지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에쿠스 리무진은 3.8 및 5.0,체어맨W 리무진은 3.6 및 5.0 등으로 각각 두 종류씩이다. '최고 중의 최고'인 5.0 사양을 비교했다.

에쿠스 실내공간이 더 넓고 연비 좋아

에쿠스 리무진과 체어맨W 리무진은 둘다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를 연상케 할 만큼 실내 공간이 넉넉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에쿠스 리무진이 좀더 넓다. 구형 모델보다 길이(전장)를 300㎜ 늘린 덕분이다.

에쿠스 리무진의 전장은 5460㎜,체어맨W 리무진의 전장은 5410㎜다. 실내공간 넓이를 뜻하는 축거(앞뒤 바퀴간 거리)의 경우 에쿠스 리무진이 3345㎜,체어맨W 리무진이 3270㎜다. 길이 못지않게 에쿠스 리무진의 실내공간이 75㎜ 더 넓다는 얘기다.

에쿠스 리무진은 지난 9월 말 완전 세대교체됐다는 점에서,2010년형으로 일부만 바꾼 체어맨W 리무진보다 힘이 좋고 첨단사양이 더 많이 적용됐다.

에쿠스 리무진과 체어맨W 리무진 최고급형의 엔진은 똑같이 8기통 5000cc급 대형이다. 그렇지만 출력에서 차이가 있다. 에쿠스 리무진의 최고출력은 400마력이다. 306마력인 체어맨W 리무진보다 94마력의 힘을 더 낼 수 있다. 그만큼 힘이 좋다.

공인연비 역시 에쿠스 리무진이 낫다. ℓ당 8.0㎞를 달릴 수 있다. 이에 비해 체어맨W 리무진은 ℓ당 7.3㎞를 주행할 수 있다. 에쿠스 리무진의 첨단 사양으로는 △주행조건에 따라 상하 또는 좌우로 제어할 수 있는 적응형 발광다이오드(LED) 전조등 △급제동 상황에서 별도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비상등을 빠르게 점멸해 후방 차량에 위험을 경고해주는 급제동 경보시스템(ESS) △뒷좌석 전동식 풋 레스트와 조수석 전방 폴딩 기능을 통합한 릴렉스 자세조절 장치 등이 있다. 완전 세대교체된 만큼 편의사양도 에쿠스 리무진이 돋보인다.

'벤츠 엔진' 체어맨W가 4400만원 저렴

가격 경쟁력 면에선 쌍용차의 체어맨W 리무진이 월등하다. 체어맨W 리무진의 최고급 사양 가격은 1억200만원.동급 에쿠스 리무진보다 4400만원이나 저렴하다. 승차감이나 정숙성을 단순 비교해도 에쿠스 리무진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

체어맨W 리무진은 세계 최고급 세단 제조업체로 손꼽히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 및 자동변속기(파워트레인)를 장착했다. 덕분에 변속 단수가 전진 7단 및 후진 2단으로,에쿠스 리무진(전진 6단)보다 많다. 일반적으로 단수가 세분화될수록 좀더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에쿠스 리무진의 주행이 부드럽지 않다는건 물론 아니다. 단순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얘기다.

체어맨W 리무진엔 차량자세제어장치(ESP)와 이중 무릎보호 에어백(에어백 총 10개),3세대 광폭 감지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ACC),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EAS),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 시스템(TPMS),전자동 주차브레이크(EPB) 등 다양한 안전장치가 탑재됐다.

체어맨W 리무진의 오디오 시스템은 7.1채널 17개 스피커의 하만카돈 엔터테인먼트 장치다. 세계 최고 수준의 VOD 제조업체로 알려져 있다. 음성인식 시스템(SDS)을 적용해 라디오와 블루투스폰,DMB,내비게이션 등을 간단한 음성 명령어로 조작할 수 있다.

체어맨W의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장치는 전자동 방식이다. 수동식인 에쿠스 리무진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체어맨W 리무진의 내벽을 둘러싸고 있는 부드러운 스웨이드 트림은 손으로 직접 제작된 제품이다. 더욱 고급스럽다는 평가다.

무게는 체어맨W가 2060㎏으로,에쿠스 리무진(2125㎏)보다 가볍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