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장거리 운행이 잦은 회사원 A씨.이번 주말도 가족들과 함께 서해 쪽으로 나들이 다녀오는 길이다. 집으로 돌아오기 전 운전석에 앉으니 한숨부터 나온다. 아니나 다를까 주말 고속도로는 어김없이 거북이 행렬이다. 지루한 풍경에 이내 잠들어버린 아내와 아이가 원망스럽지만 그에게 더 큰 걱정은 다름 아닌 졸음이다.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속도로 이용자 74.3%가 주행 중 졸음 운전을 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고속으로 달리는 차도에서 졸음 운전은 음주 운전에 비견될 정도로 위험하다. 졸음에 빠지는 순간 운전자는 통제 불능에 처하기 때문에 자칫 대형 사고를 불러올 수 있어서다. 요즘 현대모비스가 방송 광고를 통해 전달하고 있는 '운전 중 졸음을 쫓는 아이디어,누가 생각하고 있을까?'란 메시지의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졸음운전 방지장치'다.

종전에 개발된 음주운전 방지장치는 운전자의 땀이나 숨 냄새를 센서가 감지해 음주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음주 후엔 아예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졸음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눈동자의 움직임과 눈꺼풀의 반응을 측정하는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에서 얼굴인식 엔진(FSE,Face Sensing Engine)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오토 포커싱을 하거나 보안장치 내 얼굴 인증을 하는 장치다. 졸음방지장치(DSM_,Driven State Monitoring)는 이러한 얼굴인식 엔진 기술을 응용해 차 내부에 장착한 적외선 카메라로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과 안면 근육의 변화를 통해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한다.

운전자의 눈 깜빡임과 얼굴 방향 패턴을 측정해 정상 상태가 아닐 때 경고음을 울리고 시트에 강한 진동을 준다. 운전자에게 사고위험 경고를 알리는 방식이다.

신형 에쿠스에 적용된 차선이탈경고장치(LDWS,Line Departure Warning System)도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이탈할 때 안전벨트를 당기는 방법으로 안전 운전을 돕는 시스템이다.

에어백과 미끄러짐 방지장치(ABS),차체자세제어장치(ESC) 등을 비롯해 현재 개발 중인 각종 안전장치에 이르기까지 운전자 생명을 보호하는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100%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는 것이다. 운전자는 자신의 몸 상태를 체크해 졸음이 오면 잠시 쉬거나 운전을 자제해야 한다. 또 운전 중에는 도로 상황에 항상 집중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