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컴퓨터회사인 IBM이 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키로 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IBM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2분기 연속 이익 증가에 따른 주주 보상 차원에서 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IBM의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기존에 승인받은 42억달러를 포함,총 92억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이는 IBM 시가총액(1580억달러)의 약 5.8%에 해당한다. IBM은 내년 4월 열리는 이사회에서도 자사주 추가 매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BM은 최근 몇 년간 자사주 매입을 주주 보상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2003년 이후 6년간 총 730억달러를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줬다. 다만 올초엔 글로벌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자사주 매입 규모를 지난해 150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대폭 줄였다. 따라서 IBM의 이번 자사주 추가 매입 결정은 정보기술(IT)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되살아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BM은 최근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32억달러의 3분기 순이익을 발표하면서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의 최소 주당 9.7달러에서 9.85달러로 높여 잡았다. IBM은 "기업들의 IT 지출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IBM은 내년엔 주당 10~11달러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M은 9월 말 현재 115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수익성을 반영하는 잉여현금흐름(FCF)도 3분기 34억달러로 1년 전(13억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다만 3분기 매출은 236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 줄었다. AP통신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증가한 것은 마진이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