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일반인에게 가깝고도 먼 사람이다.

투자로 400억 달러라는 헤아리기도 쉽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번 거부(巨富)이지만 막상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소탈한 옆집 아저씨 같고, 투자 철학도 누구나 알 법한 단순한 내용이다.

영국 BBC는 26일(현지시간) '버핏을 만나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 같은 버핏의 면모를 깊숙이 조명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버핏의 전기 작가인 앨리스 슈뢰더는 버핏의 투자철학이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고 전제하며 버핏에 얽힌 역설 10가지를 소개했다.

다음은 슈뢰더가 제시한 버핏의 역설들 중 주요 내용.

-버핏은 다른 투자자들보다 많은 돈을 벌었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의 많은 사람들이 부채를 동원해가며 고수익을 추구했지만 버핏은 안정적인 이익의 조합을 선택했다.

-투자대상을 고를 때는 "돈을 잃지 말자"라는 보수적인 투자원칙을 적용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투자금 대부분은 고수익을 추구하는 보험사에서 조달됐다.

-버핏은 분석적인 접근과 냉정한 시장 대응으로 유명하지만 가장 큰 자산은 그의 성격과 평판, 신뢰 등 감정적인 것들이다.

-버핏은 돈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사람이었지만 좋은 회사나 주식을 발견하면 큰돈을 투자했다.

누군가의 투자금을 분산하면 그 중엔 별 볼일 없는 것도 포함된다는 식이었다.

-내재가치에 천착하는 단순한 투자로 유명한 그는 외환시장과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은행 살로먼 브러더스의 회장으로 재직해왔다.

-버핏은 누구보다 많은 돈을 벌었지만 그 자신을 위해선 막상 돈 쓸 일이 별로 없어 보인다.

개인 제트기가 유일한 호사일 뿐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많은 것을 획득하려는 사람이지만 가장 많이 베푸는 사람이기도 하다.

3년 전 그는 빌 게이츠 재단에 310억 달러를 기부하는 것을 포함,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핏은 먼 길을 걸어왔지만 개인적으로 그는 태어난 곳에서 1~2마일 이내에서 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