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대형 제품을 선호해온 미국도 중국 소비자들 앞에선 명함을 내놓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급성장한 중국 시장에서 평균 37인치 TV가 판매된 반면 미국 시장에선 33인치 제품이 판매됐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중국에서 10월 국경절 연휴(1~8일)를 전후해 2주간 판매된 TV모델은 평균 37인치 이상으로,33인치에 그친 미국보다 훨씬 컸다"며 "중국 소비자들이 큰 TV를 선호함에 따라 글로벌 전자업체들도 40인치 이상 대형 모델 생산을 위해 잇따라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2위의 TV패널 제조업체인 AU옵트로닉스의 폴 펭 부사장은 "이제 중국은 세계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커다란 TV를 사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 국경절 기간 중 주요 TV제조업체들이 42인치 제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가장 수요가 많은 37~42인치 모델은 일주일여 만에 동이 났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평균 33.6인치가 판매되던 중국 시장에선 37인치 이상으로 판매 표준이 바뀌었다. 반면 미국 시장은 경제위기 여파로 평균 33.29인치에서 33.14인치로 크기가 오히려 줄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TV의 글로벌 평균은 32.83인치다.

현재 세계 TV 시장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TV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 LG 샤프 등 관련 업계는 중국 시장을 노린 증설 경쟁에 돌입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