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교육은 기업 등 수요자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입사원을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고교학력이든 대학학력이든 상관없습니다. "

'2009 싱가포르 인적자본 서밋'에서 만난 싱가포르 인력개발원(Workforce Development Agency) 찬헹키 원장은 "싱가포르의 모든 기업들은 원하는 인재를 얻기 위해 직접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찬헹키 원장은 싱가포르 교육의 특징으로 철저한 기업 중심의 교육을 꼽았다. 그는 "기업과 고용주 등 모든 사회 조직이 업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재양성교육에 적극 나선다"며 "싱가포르 기업들은 신입사원에 대한 수습기간을 따로 가질 필요가 없다"고 자랑했다.

찬헹키 원장의 말대로 싱가포르 교육은 인턴십 등 기업과 연계돼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재학 중 기업에서 인턴십 기회를 갖고 이를 통해 실전 감각을 키운다. 특히 학생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까지 인턴십을 경험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교사가 직접 기업에서 체험케 하는 것.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싱가포르식 교사인턴이다. 찬헹키 원장은 "싱가포르에서는 교사들도 정기적으로 한 달가량 학교에 안 가고 회사에 나갈 정도로 모든 교육이 현장 중심으로 돼 있다"며 "실무와 현장 중심의 교육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충분히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 때문에 싱가포르 기업들은 "학교에서 쓸데없는 것만 배운다. 처음부터 우리가 다시 가르쳐야 한다"는 한국기업의 불만을 전혀 토로하지 않는다. 기업인들도 무조건 국가교육에 우수 인재 배출을 요구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직접 교육현장에 개입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대학교나 전문대 이사회 자체가 현재 산업계에서 경영자 위치에 있는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 대학인 싱가포르국립대의 경우 재단 이사장인 웡닛리옹 회장을 비롯해 24명의 이사진 전원이 기업 대표들 등 중역들로 구성돼 있다. 찬헹키 원장은 "기업이 직접 교육에 참여하기 때문에 싱가포르 교육을 더욱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