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구원 보고서..지니계수도 악화일로

소득 양극화에 따른 빈곤층 심화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무학력자와 여성이 가구주인 가구의 빈곤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소득층에 비해 고소득층의 실질소득이 더 빨리 늘어나면서 계층간 빈부격차가 더 커지고, 이에 따라 소득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조세연구원 성명재 선임연구위원은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소득분배 동향 고찰'이란 연구논문을 월간 재정포럼에 기고했다.

◇빈곤층 확대..無學.여성 빈곤율 외환위기 후 최고


빈곤층 문제가 악화일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소득의 50%에 미달하는 빈곤가구의 비율을 뜻하는 상대빈곤율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고 있는 것.
상대빈곤율은 1982년 5.2%에서 1990년 3.8%까지 떨어졌다가 1998년 14.8%로 높아진 뒤 2001년에는 5.3%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여 2004년 8%대를 넘어섰고 작년에는 8.5%로 높아졌다.

이는 외환위기 시기인 1997~1998년과 2006년(8.6%)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로서, 빈곤가구의 비중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연령대별로는 가구주가 20대 초반과 60대 이상인 가구의 빈곤율이 지난해 각각 20.6%, 20.3%로 평균치보다 배 이상 높았다.

20대 초반은 미취업 상태의 가구비율이 높고 60대 이상은 독거노인이나 은퇴후 경제활동 비종사자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빈곤율 격차는 학력과 성별로도 뚜렷했다.

학력별로 가구주가 무학력자인 가구의 빈곤율은 47.6%로 둘 중 하나는 빈곤층에 속했고, 초졸자 가구의 빈곤율 역시 23.7%로 평균치를 훨씬 상회했다.

또 중졸자 가구 11.0%, 고졸자 가구 7.5%, 전문대졸 가구 5.8%, 대졸자 가구 2.9%, 대학원졸 가구 1.4% 등 학력이 높아질수록 빈곤율이 낮아졌지만 고졸, 전문대졸, 대졸 가구의 빈곤율 또한 외환위기(97~98년)를 제외하면 최고 수준이어서 고학력 가구의 빈곤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가구주가 여성인 가구의 빈곤율이 17.0%로 남성 가구(6.6%)보다 훨씬 높았다.

지난해 여성 가구 빈곤율은 외환위기를 제외하면 역대 최고치다.

특히 1982년과 비교해 남성 가구의 빈곤율은 4.3%에서 2.3%포인트 오른 반면 여성 가구의 경우 11.2%에서 5.8%포인트나 높아져 여성 가구의 빈곤이 더욱 심각한 문제인 것으로 분석됐다.

◇계층별 소득격차도 확대..지니계수 최악

계층 간 소득격차도 확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인 이상 도시가구의 실질가처분소득은 1982~2008년 사이 가구당 1천39만 원에서 3천782만원으로 3.6배로 늘었다.

소득계층별로는 중위층 증가율이 제일 높았고 하위층이 가장 낮았다.

즉, 하위 10%인 1분위는 3.0배(408만 원→1천229만 원)에 그친 반면 중위층인 6분위가 3.8배(951만 원→3천641만 원), 10분위가 3.5배(2천286만 원→8천101만 원) 증가한 것이다.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의 실질소득 증가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소득분배 격차가 확대됐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전체 실질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분위별 비중은 저소득층이 하락하고 고소득층이 증가했다.

1분위의 경우 2001년 3.87%에서 2008년 3.26%로, 2분위는 5.56%에서 5.09%로 하락한 반면 10분위는 20.78%에서 21.41%로 상승했다.

저소득층 소득비중이 하락하는 것은 노령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1~2분위 저소득층에서 고령자 비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분배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지난해 0.31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0.314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갖는데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높다는 뜻으로, 통상 0.35 이상이면 소득분배가 매우 불평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류지복 기자 prince@yna.co.kr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