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에너지기업인 하베스트사 인수에 성공, 그동안 지식경제부와 함께 추진해 왔던 석유공사 대형화 작업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이번 인수로 매장량으로는 2억 배럴의 석유 · 가스 및 오일샌드를 확보했고, 일산 기준으로는 5만3000 배럴의 석유 · 가스를 추가했다. 지난 2월 석유공사 최초로 외국석유회사인 페루의 페트로테크사를 M&A함으로써 대형화에 시동을 건 데 이어 이번 인수 성공으로 올해 자주개발률은 정부가 당초 제시했던 목표 7.4%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석유공사 대형화는 단순한 해외광구 지분이나 자산 매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나왔다. 자주개발률을 조기에 제고하고, 석유공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회사 및 인력을 직접 인수하고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늦게 출발하기는 했지만 중남미 진출의 거점을 확보한 데 이어 북미석유개발 사업의 중심지인 캐나다 캘거리에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국내에서도 글로벌 석유개발기업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실 지금의 우리경제는 국제유가에 관한 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형편이다. 그동안 크게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어느새 슬금슬금 상승하더니 지난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원유(WTI)가 81.37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70달러대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지만 80달러선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국제유가가 예상외로 상승하기 시작한다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국내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의 유가상승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측면도 있지만 달러 약세와 투기자금 이동 등의 측면도 있는 만큼 안이한 판단은 금물이다.

이에 대비하려면 안으로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등 지속적인 자구노력을 하면서, 밖으로는 해외의 유망한 석유개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M&A, 그리고 이미 확보한 각종 유전개발 프로젝트들의 차질(蹉跌)없는 추진 등을 통해 자주개발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길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