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 빌딩에 위치한 국민은행 강남파이낸스 PB(프라이빗 뱅킹)센터가 국내 PB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개설된 지 불과 1년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은 데 이어 총 관리자산도 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단기간에 뛰어난 경영 실적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 같은 성과는 국민은행 내에서는 물론 다른 시중은행 PB센터들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빠른 성장 속도라는 게 PB업계의 평가다. 실제 대부분의 시중은행 PB센터는 문을 연 지 1년이 지났을 때 관리자산이 1000억원 수준이고 3년이 넘어서야 3000억원가량에 도달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PB센터 본부장은 "새로 문을 연 PB센터가 손익분기점에 이르려면 관리자산이 최소 3000억원은 돼야 한다"며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강남파이낸스 PB센터가 급성장한 데에는 사모펀드가 큰 역할을 했다. 강남 PB센터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 민감주,녹색성장 관련 테마주,에너지 업종,증권 업종 등 시장흐름에 맞는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사모펀드 8개(총 1200억원 규모)를 만들어 고객을 끌어모았다. 이들 펀드는 투자고객들에게 10% 이상의 수익률을 안겨줬다.

사모펀드 수익률이 1년 정기예금 금리(연 3%)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성과 보수 형태로 수수료를 받은 것도 강남 PB센터가 빨리 자리잡는 데 일조를 했다. 김영규 센터장은 "그동안 PB센터들은 관리자산이 수익을 냈는지 여부와 상관 없이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아왔다"며 "하지만 우리는 고객이 손해를 봤을 때는 기본 수수료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뛰어난 시장 분석력도 성공 요인이다. 올해 초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 시장이 1분기 소폭 상승→2분기 저점→3분기 재상승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센터는 2월 말에 저점을 찍은 뒤 5월에 지수가 1450 수준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예측은 그대로 들어맞았고 고객들은 강남 PB센터의 시장 분석력에 신뢰를 보냈다.

강남 PB센터는 이 밖에도 세무사와 부동산 전문가,국제공인 재무설계사 등이 상주해 PB와 전담팀을 구성,팀 단위로 고객을 관리하고 고객에게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지배구조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라며 "연말이면 관리자산이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