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공동체를 기치로 내건 `아세안+3' 체제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 박번순 연구전문위원은 22일 `아세안+3 경제협력의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서 "일부 프로그램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역내 수출 비율이 감소하는 등 공동체 추진 성과가 기대에 못미친다"고 평가했다.

`아세안+3'은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회원국과 한ㆍ중ㆍ일 3개국을 일컫는다.

박 위원은 "각국이 서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외화유동성 안정을 위한 통화스와프 프로그램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가 만들어지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하지만 역내 통합보다는 선진국에 의존하는 과거의 성장 모델에 여전히 의지하고 있고, 경제통합 속도와 성격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경쟁 등이 제도적 통합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내 수출이 늘었지만 이는 대부분 중국의 경제 성장에 기댄 것으로,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역내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각국의 전체 수출에 비해 오히려 크게 감소해 역내 무역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박 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최근 몇 년 동안 동아시아 경제통합 논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동북아 내 양자간 FTA보다 한ㆍ중ㆍ일 3국 FTA를 추진하고 아세안 경제발전을 지원하는 등 동아시아 공동체 추진을 주도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