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의 금융사들이 아시아에서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아시아판이 22일 보도했다.

이 같은 확장 노력은 금융위기 이후 괄목할만한 아시아의 경제성장 추세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는 최근 PB 사업을 정리한 네덜란드계 ING은행의 사례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ING로부터 아시아 프라이빗 뱅킹 사업 부문을 인수한 싱가포르 소재 '오버시-차이니스 뱅킹 코퍼레이션(OCBC)'이 지불한 비용은 총 14억달러로, 그 운용자산 대비 5.8배의 프리미엄을 부여했으나 ING로부터 유럽 PB 부문을 인수한 '줄리우스 바에르'가 부담한 프리미엄은 그의 절반에 못미치는 2.3배에 불과했다.

데이비드 코너 OCBC 최고경영자의 인수 결정에 대해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이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가했음은 물론이다.

아울러 당시 인수전에 관심을 보인 잠재적 경쟁자들은 적어도 7개사 이상이었다고 FT는 전했다.

아시아의 자산관리 산업이 지난 10년간 급속도로 발전한 덕택에 홍콩과 싱가포르는 60개 이상의 자산관리사들이 활동하는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운용되는 자산은 현재 3천억달러 이상으로, 2000년 당시 500억달러에서 비약적으로 확대됐으며 홍콩은 이보다 조금 떨어지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아시아의 PB 사업 전망이 장밋빛 일색인 것은 아니다.

프랑스 계열인 소시에테 제네랄의 피에르 바어 최고경영자는 아시아에서 1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이들의 증가수는 매년 12.3%에 달해 7% 수준인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배경으로 아시아 지역은 2013년에 이르러 자산관리 부문에서 북미를 능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시아 내에서 지속적인 국내총생산 증가가 전제돼야 한다는 반대 지적도 나온다.

또 낙관적 전망은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중단하는 출구전략의 이행기에 이르러 세계경제가 두 번째 침체기를 맞이할 가능성을 논외로 한 것이다.

아시아의 경기 회복세가 조금만 꺾여도 장기 경제 성장 전망은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또한 스위스 금융기관으로부터 많은 자산이 아시아로 빠져나갔다는 최근의 진단들 역시 여전히 실제로 검증된 바 없다.

스위스 금융기관들은 최근 규제 강화의 피해를 상당히 보고 있다는 지적이지만 싱가포르와 홍콩 내의 금융사들도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 추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라고 FT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