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 있는 배선용차단기 제조업체인 대륙은 내년 초부터 일본 기업에 120억원 규모의 차단장치를 공급키로 최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회사는 그간 미국 동남아 등 25개국에 차단기를 수출해 왔다. 임철근 대륙 대표는 "달러화 약세에 따른 수출 부진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틈새시장을 파고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륙은 남미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거래선을 추가로 발굴하고 있어 올해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난 13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진정국면에 들어가면서 나타나고 있는 달러화 약세로 '환율효과'가 사라지면서 수출중소기업들이 해외 틈새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유럽 일본 등 환율 약세 영향권에 속하지 않는 국가의 수출 물량을 늘리는 한편 아프리카 남미 중앙아시아 등에서 바이어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대륙은 일본에 대한 시장조사를 통해 사무용기기와 급탕기 등의 차단장치 수요가 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새로운 차단장치를 개발, 신규 거래선을 찾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300만달러를 투자해 중국 옌지에 일본에 공급할 차단장치 생산공장을 연내 준공할 계획이다.

축냉식 냉동탑을 수출하는 진성냉기산업도 올 들어 불가리아 폴란드 등 신규 시장 개척을 계기로 유럽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주력제품인 축냉식 냉동탑 수출가격이 현지 경쟁업체들에 비해 50%가량 낮아 시장반응이 호의적이라는 것이 진성냉기산업 측의 설명이다.

방역소독기 제조업체인 아이제트포그는 수출시장을 기존 동남아지역에서 이란,사우디아라비아,UAE,케냐 등 중동 아프리카 등지로 확대 중이다. 이런 노력 덕택에 10월 현재 전년 대비 30%가 늘어난 18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컴퓨터순찰관리시스템 개발업체인 램퍼스테크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을 비롯해 알제리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지역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해외 거래선을 확장,10월 현재 수출실적이 150만달러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수출지역 다변화를 꾀하면서 중기수출지원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올해 29회에 걸쳐 이집트 오만 중남미 등 한국과 거래가 많지 않은 대부분 국가의 틈새시장에 시장개척단을 파견한다. 시장개척단에는 총 724개 업체가 참여했거나 참여를 신청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시장개척 후보지역으로 아프리카 남미 중앙아시아 등 신흥시장이 선호되고 있다"며 "참여기업 수는 지난해 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상반기 해외 전시회(31회)와 무역사절단 파견(59회),수출상담회(3회)를 통해 927개 중소기업이 62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고 집계했다. 중진공은 하반기에 53차례의 해외 전시회를 비롯해 무역사절단 파견(77회)과 수출상담회(6회)를 추진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