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얻은 효과가 일본보다 더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 김화년 수석연구원은 18일 `한국의 기(旣) 체결 FTA의 성과와 향후 선결과제' 보고서에서 "한국이 추진한 동시다발적 FTA의 교역 및 수출 확대 효과가 검증됐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FTA가 발효된 4개국과의 교역액이 체결 직전보다 1.2~3.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국으로의 수출액도 체결 직전에 비해 1.2~4.8배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무역 경쟁국인 일본과 함께 FTA를 맺은 칠레 및 싱가포르와의 FTA 효과를 비교해 보면 한국의 FTA 성과가 일본보다 뚜렷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FTA 체결 후 전체 교역 증가율과 비교해 볼 때 한국과의 교역증가율은 1.5배 상승했지만 일본과의 교역증가율은 0.7배에 그쳤다.

칠레도 마찬가지로 한국과의 교역증가율은 전체 교역증가율의 1.7배였지만 일본은 1.0%였다.

그는 "FTA 체결 시 우려되던 수입 증가와 국내산업 파급 효과도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FTA가 발효된 칠레의 경우 수입 증가액의 84.5%가 원자재에 집중됐고, 포도와 돼지고기 등 농산물의 경우 농가 피해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다자간 협상이 지지부진 한 가운데 FTA 협상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라며 "한ㆍ미 FTA나 한ㆍEU FTA를 조속히 발효해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고, 일본처럼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회원국들과 개별 FTA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최근 FTA가 관세 철폐율이나 양허율이 낮아지고 철폐에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는 등 실제 도움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며 "향후 FTA 협상에서는 무역자유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 "정권 교체로 탄력을 받을 일본과의 FTA나 한ㆍ중ㆍ일 FTA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