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 4곳 중 1곳은 최근 환율이 마진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 수치 이하로 떨어졌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수출제조기업 6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 마진이 나오는 최소 환율을 묻는 질문에 `1천190원 이상(16.2%)'과 `1천160원~1천190원 미만(8.0%)'이라는 응답이 전체 답변 중 24.2%를 차지했다.

이밖에는 `1천130원~1천160원 미만(21.4%)', `1천100원~1천130원 미만(37.2%)', `1천100원 미만(17.2%)' 등의 응답이 있었다.

상의는 "최근 환율 수준(지난 15일 현재 1천155원)을 감안하면 조사대상 기업의 25% 가까이가 환율 하락으로 수출 마진을 못 낸다는 의미"라며 "환율이 1천100원 밑으로 무너지면 기업 80% 이상이 수출 마진을 확보하지 못하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안으로 환율이 1천100원까지 떨어질 경우 환율 변동분을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업 3곳 중 2곳이 `가격 전가 여지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설문에 응한 기업 중 국내 100대 기업에 속하는 업체 31곳은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연평균 매출액이 업체당 371억원 정도 감소한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율 하락의 영향은 수출 업종별로 차이가 났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비율은 기계업종이 87.0%로 가장 높았고 섬유ㆍ의류(85.7%), ITㆍ반도체(83.9%), 전기전자(77.3%) 등도 전체 평균치(69.2%)보다 높았다.

반면 환율 하락으로 수입 원자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식음료(45.7%)와 정유ㆍ석유화학(52.3%), 철강ㆍ금속(60.4%) 업종의 경우, `환율이 수출에 부정적'이라는 응답의 비율이 평균치를 밑돌았다.

수출 증대를 위해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환율 급변동 방지(60.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수출금융 지원강화(15.2%)', `해외정보 제공 및 마케팅 지원(14.8%)'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