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내에 국제금융시장에 한 차례 더 쇼크가 닥칠 수 있다. "

초대 한국국제금융학회장에 선출된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61 · 사진)는 16일 창립기념 학술대회를 앞두고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1년 정도 지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기상도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 경제의 판도 변화와 기축통화 역할을 해 온 미국 달러화의 약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요동을 몰고 올 핵심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그간 달러화가 기축통화로 활용된 것은 거래가 편한 동시에 갖고 있어도 가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인데 이제 저장가치에 대해 회의론이 대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1997년의 1차 외환위기,지난해의 2차 외화 유동성 위기 같은 상황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부적으론 우리 경제의 성장 추세를 이어가면서 대통령,기획재정부 장관,한국은행 총재 등이 탄탄한 정책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며 외부적으로 양자 간 통화 스와프를 더 늘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특히 장기적으론 한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 등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다만 10년 이상의 긴 안목으로 보면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 및 미국의 영향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우 사회주의 체제여서 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되지 못하고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아 질적 성장에 한계가 있고 유럽연합(EU)은 27개국 간 이해관계가 제각각 다르고 정치적으로 통합될 수 없어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이번에 발족한 국제금융학회는 급변하는 국제금융시장 상황에 맞춰 현실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대학 교수,연구기관 연구원뿐 아니라 금융시장 종사자들과 정책담당자들에게 문호를 활짝 열겠다"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