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부회장 "2013년 2천500만대 판매, 5조원 매출 달성 자신"

팬택계열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위해 기업 합병을 결정했다.

팬택계열은 15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개선작업 시작 이후 9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글로벌 경쟁에 다시 박차를 가하기 위해 연내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을 합병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팬택계열은 이날 금융감독원에 양사 합병을 위한 합병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내달 27일 임시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오는 12월30일 합병법인 '팬택'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1991년 박병엽 부회장이 설립한 팬택계열은 2001년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현대큐리텔을 인수해 팬택앤큐리텔로 편입시켰으며, 2005년 SK텔레콤의 휴대전화 단말기 자회사인 SK텔레텍을 인수, 팬택과 합병시킨 뒤 현재까지 팬택과 팬택앤큐리텔 양사 체제로 운영해왔다.

팬택계열은 이번 합병을 통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휴대전화 시장 경쟁에서 글로벌 업체와 본격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전열을 정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기업 개선 작업 이후 사업 구조를 미국, 일본 등 해외 선진 시장과 프리미엄 브랜드 스카이의 내수 시장으로 양분해온 팬택계열은 합병 이후 양사의 자원을 한층 효율적으로 이용해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팬택계열은 이를 통해 기업 전 부문에 걸쳐 30% 이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은 "안정화된 재무 상태와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통해 획득한 마케팅 노하우, 최첨단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2013년 2천500만대 판매, 5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합병은 팬택의 채무 2천여억원을 자본금으로 출자 전환시킴으로써 가능한 것으로, 기업 개선 작업 중인 업체가 흑자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채권단을 설득해 추가 출자 전환을 한 것은 한국 기업사상 최초의 사례다.

이를 위해 팬택계열은 지난 8월 미국 퀄컴과의 협상을 통해 로열티 7천600만달러를 자본금으로 전환시키기로 합의했으며, 지난달에는 미국 특허전문업체 인터디지털에 대한 로열티 378억원을 출자전환시키는 등 부채를 자본화시켰다.

이어 지난달말 채권자들과의 추가 출자 전환에도 동의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산업은행 등 제1금융권 중심의 채권은행협의회를 비롯해 제2금융권 등 채권단은 팬택계열의 기술적 우월성과 기업 개선 작업 이후 놀라운 회복 속도, 전 임직원의 회생 의지를 높게 평가해 유례없는 2차 출자 전환에 동의했다.

한편 팬택계열은 이날 3분기 매출액 5천557억원에 영업이익 418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팬택계열은 기업 개선 작업에 들어간 2007년 3분기 이후 9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이어가게 됐으며, 올해에만 총 영업이익 1천308억원, 기업 개선 작업 이후 총 영업이익 4천100억원을 기록했다.

박 부회장은 "팬택계열은 휴대전화 시장이라는 치열한 격전지에서 지난 18년간 쌓아온 기술, 품질,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적 거대 기업과 당당히 경쟁해온 대표적인 기술중심의 제조기업"이라며 "한번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만큼 흔들림없이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