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 시내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자동차는 티코,마티즈,넥시아(옛 르망) 등 대우차다. 타슈켄트에서 돌아다니는 자동차 10대 중 8대꼴로 'DAEWOO' 브랜드가 붙어 있다. 최근엔 아반떼,쏘나타 등 현대차 브랜드도 꾸준히 느는 추세다.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도로 곳곳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 입간판이 즐비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이 전체 TV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보니 밀수도 성행한다"는 게 현지 주재원들의 설명이다.

우즈베크에 불고 있는 경제한류의 일등공신은 기업들이다. 국내 기업들의 과감한 현지 공략 덕분에 한국의 국가인지도는 최고 수준이다.

우즈베크 진출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옛 대우그룹이다. 한때 현지인들에게 '국민기업'으로 받아들여질 정도였다. 대우가 현지에 진출한 것은 우즈베크가 독립한 이듬해인 1992년.당시 김우중 회장은 '세계경영' 전략에 따른 중앙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우즈베키스탄을 점찍었다. 1996년 자동차 조립공장과 방직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대우유니텔,대우전자 등을 잇따라 현지에 진출시켰다. 가난한 신생 독립국의 열악한 산업 토대를 대우그룹이 닦은 셈이다. 대우의 성취는 1999년 그룹이 해체되면서 주춤했지만 명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대우차 조립공장 경영권(정부 지분 75%-1주,GM 25%+1주)은 우즈베크 정부로 넘어갔지만 여전히 '대우' 브랜드를 단 차를 생산하며 국민차로 대우받는다. 대우인터내셔널도 현지 최대 면방회사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1996년 현지에 설립한 방직회사를 발판 삼아 올해 제2 공장을 추가로 가동할 예정이다.

옛 대우의 영광 재현에 나서는 한국 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한진그룹은 '제2의 대우'를 꿈꾸고 있고 KT도 2007년부터 현지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산업은행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997년 타슈켄트에 현지법인 'Uz산업은행'을 낸 산업은행은 옛 대우그룹이 현지에 설립한 대우은행을 2006년 인수하며 세 확장에 나섰다. 지난 3년간 'Uz산업은행'의 총자산은 2006년 6894만달러에서 올해 1억2700만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순이익(세전)도 2006년 400만달러에서 지난해 490만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연말께는 57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Uz산업은행은 이런 여세를 몰아 올해 타슈켄트에 지점 한 곳을 신설하고 내년에는 사마르칸트 · 나보이 등에 3개 지점,2011년에는 페르가나 · 부하라에 각각 1개 지점을 낸다는 계획이다.

김장진 Uz산업은행장은 "기업 고객의 95%가 네슬레 등 합작기업 및 현지 기업일 만큼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다"며 "2012년부터는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