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증가세 둔화될 듯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월가 금융기관들이 경기 회복 추세와 금융시장 안정에 힘입어 손실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실적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대형은행들은 1년전만 해도 막대한 손실로 금융시스템 전체를 위협했었지만, 최근에는 7개월에 걸친 주가 상승과 경기 회복 추세에 힘입어 문제의 심각성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14일 JP모건체이스를 시작으로 금융권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금융시장에서는 금융권의 손실 증가세가 둔화되는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금융컨설팅업체 샌들러 오닐 앤드 파트너스의 전망을 인용해 대형은행의 3.4분기 순익이 작년보다 약 30% 감소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13일 전망했다.

또 은행중 약 40%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금융시스템 전체가 붕괴 위협에 직면해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야만 했던 예전의 상황보다는 크게 호전된 수준이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손실은 정부의 모기지 재조정 프로그램과 주택 압류 잠정중단 노력 등에 힘입어 일단 몇 개월간 증가세를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카드와 다른 소비자 관련 대출의 손실은 여전히 상당한 규모를 기록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 추세에 힘입어 전 분기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뉴욕 소재 금융서비스업체인 크레디트사이츠의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헨들러는 "앞으로도 고통은 이어지겠지만, 그들은 출혈을 늦추거나 막을 반창고나 지혈대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위기를 꿋꿋하게 견뎌내면서 월가의 강자 자리를 확고히 한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는 주식매매 거래 관련 수익에 힘입어 3분기에 다른 은행과의 격차를 벌리면서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도 실적이 나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씨티그룹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투자은행 부문의 실적이 호전됐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대형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보다는 신용카드 연체나 손실 등 소비자 대출부문의 손실이 실적 호전의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웰스파고나 썬트러스트뱅크 등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많이 취급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지방의 소형은행들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동향에 따라 손실 규모가 좌우될 전망이다.

샌들러 오닐의 애널리스트 케빈 피츠사이먼스는 "이번 분기의 핵심 쟁점은 `상업용 부동산이 얼마나 악화될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