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는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유통 3.0'시대를 맞고 있다. 국내 산업계의 공통 과제인 글로벌화는 유통업계에서도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선진국형 소비공간인 복합쇼핑몰은 유통업계의 미래 경쟁터로 떠오르고 있다. 또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는 새시대 기업 모토에 걸맞게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소득 3만달러시대 겨냥한 유통 업그레이드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유통 트렌드 중심에는 복합쇼핑몰이 자리잡고 있다. 1인당 소득이 2만~3만달러 수준에 오를 때 라이프 스타일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각되는 것이 '몰링(Malling)'이기 때문.쇼핑은 물론 외식 영화 공연 등 다양한 욕구를 원스톱으로 즐기는 몰링 문화 공간이 복합쇼핑몰이다.

최근 국내 유통업체들 간에도 복합쇼핑몰 출점 경쟁에 불이 붙었다.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를 비롯 AK플라자 평택역사,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대형 복합쇼핑몰들이 올 들어 잇따라 개장했다. 2012년까지 백화점들이 직 ·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복합쇼핑몰이 10여곳에 달한다.

백화점들이 복합쇼핑몰에서 맞붙는다면 대형마트들 사이에선 PB(자체 상표,이마트는 PL)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주문 생산한 상품을 자체 상표를 붙여 자사 매장에서만 파는 PB는 유통업체의 미래 생존과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23%인 PL 매출 비중을 2012년 35%로 높일 계획이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각각 26%와 19%인 PB 비중을 2012년까지 40%와 3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피할 수 없는 과제 '글로벌화'

유통,식품,화장품,패션 등 소비산업 전 영역에 걸쳐 '글로벌화'는 공통의 숙제다. 내수시장에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이들 업계는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데 여념이 없다.

식품업체들에 중국은 '제2의 내수시장'이란 의미를 지닌다. 우리와 비교적 입맛이 비슷한 인구 13억의 거대 시장은 결코 놓칠 수 없는 미래 황금어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중국에 제2의 CJ를 건설하겠다'는 비전 아래 2013년까지 식품,소재,바이오 부문에서 2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농심은 2015년 매출 목표 4조원 중 1조원을 해외사업에서 거둔다는 목표다. 특히 중국은 라면시장이 4조5000억원으로 세계 라면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집중 공략 대상이다. 국내 식품업체 중 성공적인 글로벌화 사례로 꼽히는 오리온은 올해 중국에서만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3300억원)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초콜릿 코팅 파이류 시장에서는 오리온이 중국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글로벌화에 적극적인 업계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화장품.'큰 언니'격인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를 모토로 2015년까지 해외시장에서 1조2000억원을 올려 '세계 화장품 톱10' 반열에 들겠다는 야심찬 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한류 마케팅의 효율적인 활용과 프리미엄 브랜드 '오휘'와 '후'를 앞세워 시세이도 · 랑콤 · 에스티로더 등을 제치고 베트남 시장 정상을 지키고 있다.

◆사회공헌에도 눈을 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최근 들어선 백화점 · 식품 · 화장품 등 소비재 업체들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며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환경경영,사회공헌 등의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세계 백화점업계 최초로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DJSI)'에 편입됐다. 또 150억원을 출연해 정부와 함께 출산장려 캠페인을 전개해 호평을 얻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익의 1%를 사회 공헌활동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전 임직원들이 개인 기부 프로그램과 사회봉사 활동,환경보호운동 등에 적극 참여 중이다.

현대백화점도 30여개에 달하는 봉사동아리가 복지관,보육원 등을 월 1~2회씩 찾아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빙그레는 김호연 전 회장이 사재를 털어 설립한 김구재단을 통해 지금까지 90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풀무원은 아토피 증상을 겪고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친환경 먹을거리 지원,아토피 예방교육 등을 실시하는 '굿바이 아토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